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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핵 협박’ 메시지가 위험한 이유

등록일 2021-01-11 18:47 게재일 2021-01-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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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제8차 당 대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면서 핵잠수함 개발을 비롯한 무력발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마지막 해 국정 지지도 하락추세를 막아내기 위해 북한의 요구에 무리하게 응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 심각한 위험요소다. 이런 흐름이 미국 바이든 정권의 기조와 부딪칠 경우, 국가안보에 중대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김정은 위원장은 사업총화보고를 통해 실질적 핵보유국으로서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첨단 군사 장비 반입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김정은의 이런 언행에 대해서 통일부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번영의 새 출발점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최대의 관심 사항은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대해 문재인 정권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냐 하는 대목이다. 지난 11월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이 확정되자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통해 남북대화 재개 여건을 성숙시킬 필요가 크다”고 말한 바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월 필리버스터 토론에서 미국을 향해 “자기들은 5천 개가 넘는 핵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북한과 이란에 핵을 가지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최근 “올해는 김정은 답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솔직·대담한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답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머지않아 집권당 내에서 김정은 답방을 위해서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망이 짙어졌다. 송영길 의원의 핵무기 발언 후폭풍에서 보듯이 미국은 우리 정부·여당의 언행에 대해서 한껏 예민해져 있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한미 관계가 더 이상 삐걱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알맹이라곤 하나도 없는, 오직 민심을 홀리기 위한 화려한 남북대화 이벤트는 중단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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