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몫 추천위원 2명은 판사 출신인 권동주·전종민 변호사를 추천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김진욱 헌재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패방지부위원장, 한명관 전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추천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현정 변호사,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최운식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공수처장 추천 및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중립성(中立性)이다. 추천된 후보들을 놓고 추천위원회는 물론, 정치권과 언론이 철두철미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진작부터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의심을 덕지덕지 쌓아놓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을 유야무야 무효화시키려는 저의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11월 중이라는 시한을 제시하며 압박 전술을 휘두른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여차하면 단독으로 공수처를 무소불위의 대통령과 여당 친위대로 꾸미려고 한다고 의심한다. 실제로 그런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언질은 수두룩하다.
여당은 공수처를 윤석열의 검찰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로, 문재인 정권의 안전핀으로 쓸 요량을 감추지 않는다. 어쨌든 국민의힘은 지난해 공수처법을 막지 못했다. 여당이 무리하게 법을 바꾸어서 야욕을 실현할 빌미를 국민의힘이 제공해서는 안 된다. 치밀한 전략과 합법적인 방법으로 흑심을 끝까지 저지하는 게 올바른 전략이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단독으로 몰고 갈 환경을 제공하는 일체의 언행은 치명적인 패착이 될 수 있다. 내용을 세세히 모르는 국민을 선동하는 일에 누가 더 능한가. 슬기로운 대처가 절실한 시점이다. 명분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