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과 조국 전 장관이 이환우 검사의 의견표출에 인신공격성 대응으로 소위 ‘좌표 찍기’를 한 일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 검사의 비판과 이에 대해 동조한 검사들의 행위를 커밍아웃(자백)이라며 모조리 사표를 받으라는 소리를 내는 정권과 그 지지층이 과연 정상인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검찰 개혁’이란 독립성 확보와는 거리가 먼 ‘검찰 장악’ 음모임을 반증하는 현상으로 읽는 게 오히려 정확할 것이다.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부른 것은 추 장관의 안하무인 행태다. 추 장관은 윤석열 총장 축출을 사명으로 받들어 검찰을 초토화하는 악역을 맡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는 장관 재임 10개월 동안 줄곧 검사들의 사령탑인 검찰총장을 무시하거나 헐뜯는 발언을 해왔다. 윤 총장의 주변 검사들을 모조리 좌천시켰다. 최근에는 조 단위의 금융범죄를 저지른 범법자를 ‘의인’으로 여기는 듯한 인식 착란 증상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 정권과 추 장관이 왜 그러는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검찰이 조국 일가 비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을 수사하자 정권이 표변하여 들고 나온 구호가 ‘검찰 개혁’이다. 그들은 정권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수사팀을 공중분해시키고 검사들을 좌천시켰다.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 수사를 막으려고 혈안이다. 검찰을 손아귀에 넣어 정권 비리를 덮으려는 속셈이라는 걸 모두가 다 안다. 세상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나라 말아먹을 주장을 ‘개혁’으로 거짓 포장해 군중심리를 선동하고 있는 세상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