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열병식에서 직경이 굵어지고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ICBM과 SLBM을 공개했다. 성능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미국본토여러 도시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미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은 북한 신형 ICBM과 관련 “북한의 무기 중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멜리사 해넘 스탠퍼드대 열린 핵네트워크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미사일은 괴물”이라고 말했다.
요격이 불가능한 개량 이스칸데르 미사일, 대형 방사포 등은 남한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무기들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메시지조차 내지 않고 있다. 김정은이 병 주고 약 주듯이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이라고 한 말 한마디에 모든 초점을 맞추면서 남북대화의 가능성만 염탐하는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적의 말을 믿지 말고 적의 능력을 보라는 것이 군사학의 기본인데, 적장의 말을 믿는 자는 죽어 마땅하다는 말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위한 시간을 벌 목적으로 수년 동안이나 유화 제스처를 썼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지금 북한의 위협을 못 본 척, 걱정조차 안 하는 정권의 자세는 결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할 말은 좀 하고, 줄 것은 주고 나눌 것은 나누는 대북전략이 필요하다. 그나 마나, 북한의 가공할 핵무기들을 방어할 미더운 국방력은 제대로 준비돼 있나. 이 시점에서 누가 시원하게 대답 좀 해줘야 할 것 아닌가. 이미 북한의 핵 인질이 되어버린 듯한 나라의 처절한 운명에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