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도, 이슈파이팅도 못 하는 ‘불임정당’ 통합당의 형편이 국민지지의 동력을 확대 재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 4개 여론조사기관이 얼마 전 발표한 민주당과 통합당의 핵심지지층이 각각 30%와 14%로 나타났다는 조사 결과는 야당의 무기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정국을 예리하게 읽고 포석을 잘 놓고 있음에도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잘해나가고 있다는 믿음을 주지는 못 하는 양상이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원외 인사가 위원장인 당협 147곳을 주요 대상으로 한 중앙당의 당무 감사 계획을 놓고 “잔인하다”면서 정면 비판에 나섰다. 새 정강 정책안에 대해서도 “졸작”이라며 평가절하해 여전한 ‘김종인 반대’ 주장의 앙금을 드러냈다.
참담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위선과 무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일에 너무 서툴다는 점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안하무인 검찰 죽이기에도, 광화문집회 참가 국민의 개인정보를 기지국 자료로 통째로 훑어낸 횡포도, 좌파 시민단체가 공공의대 학생을 선발하려는 음모에도 통합당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서민 단국대 교수의 “울산시장 관권 개입 같은 사건이 터졌으면, 진보진영은 거리를 점령하고 정권타도에 앞장섰을 것”이라는 야유가 부끄럽지도 않나.
국민이 경원시하는 섣부른 장외집회를 자제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실정(失政)을 끊임없이 거세게 비판하고 대안을 내는 일에 도무지 왜 이렇게 서툰지 알 길이 없다. 제1야당이 이렇게 걸기가 없어서야 무엇에 쓰나. 집권세력의 오만은 점입가경인데,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