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인도네시아 공장으로<br/>아시아권 거점생산 기지 육성 <br/>전자산업 탈구미화 우려에<br/>LG “프리미엄 TV 생산 전담<br/>마더팩토리·컨트롤타워 여전”<br/>일각 “경영효율화 고려한 결정”
LG전자가 구미에 있는 TV 생산 라인 일부를 해외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미지역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LG전자의 TV 생산 라인 해외이전은 구미 경제를 지탱해온 전자산업의 탈구미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LG전자는 20일 올해 말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 6개 중 2개를 인도네시아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현재 LG전자 구미사업장은 현재 올레드 TV·LCD TV·컴퓨터용 모니터 등을 조립·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 6개 라인 중 2개 라인을 연내 인도네시아 찌비뚱(Cibitung) 공장으로 옮겨 인도네시아의 TV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아시아권 TV 거점 생산 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995년 준공된 찌비뚱 공장은 TV, 모니터, 사이니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라인 이전을 계기로 조립, 품질 검사, 포장 등 전 공정에 걸친 자동화 설비도 대거 확충해 생산능력을 50%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구미사업장 TV·사이니지 생산라인은 기존 6개에서 4개 라인으로 조절하고, 롤러블(Rollable), 월페이퍼(Wallpaper) 등 고도화된 생산 기술이 필요한 최상위 프리미엄 TV와 의료용 모니터를 전담 생산한다. 신제품 양산성 검증과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도 수행한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이번 생산라인 해외 이전이 글로벌 TV 생산의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인 구미사업장을 필두로 권역별 거점 생산 체제를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시아는 인도네시아 찌비뚱, 유럽은 폴란드 므와바, 북미는 멕시코 레이노사·멕시칼리에서 각각의 시장에 TV를 전담 공급한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구미사업장이 여전히 글로벌 TV 생산지를 지원하는 마더 팩토리이자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기 때문에 국내 생산지의 전략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중·일을 비롯한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성장이 정체된 TV 시장의 경영 효율화 측면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관측이다. 생산 단가가 낮은 해외로 공장을 이전해 생산 효율을 높여야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LG전자는 평택사업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LG전자 측은 이번 해외 생산라인 이전으로 사무직과 기능직을 포함한 구미사업장 인력을 전원 재배치한다고 밝혔다.
한편, 구미사업장 TV 관련 직원 550명 가운데 대다수인 500명은 같은 사업장 내 TV 생산라인과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에서 근무하고, 50여 명의 일부 직원들은 경기도 평택 소재 LG디지털파크로 근무지를 옮겨, TV 관련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LG전자는 평택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특별 융자, 전임비, 근무지 이동 휴가, 주말 교통편 제공 등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