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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습 또 드러낸 통합당 TK 공천… 대책 절실

등록일 2020-03-09 18:33 게재일 2020-03-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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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대구·경북(TK)지역 공천이 염려했던 대로 ‘장고 끝에 악수(惡手)’ 형태로 귀결됐다. 우선 지역 정치의 미래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낙하산 공천·밀실공천·기획공천·사천(私薦) 등 케케묵은 공천폐습을 모조리 의심받고 있다. 4·15총선에서 꼭 필요한 ‘개혁’ 의지는 실종되고,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4년 전 ‘진박공천’의 독단 재현마저 어른거린다. 풍전등화의 신세로 전락한 TK 지역 정치의 부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천심사결과를 보면 낙하산 공천, 밀실공천, 기획공천 의혹이 여실하다. 정의당에 동조했던 인물을 보수의 심장에 공천하는가 하면, 후보자 등록도 하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인물을 낙점한 대목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역 정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인물을 내리꽂는 방식으로 공천하는 것은 전형적인 낙하산 공천이다.

아무나 공천해도 ‘미래통합당’간판만 달면 무조건 당선되리라는 낙관론이 뒷받침된 낙하산 공천이라면 이는 참으로 위험한 판단이다. 대구 일부 지역과 경북 일각처럼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진 지역에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생소한 인물을 공천한 것은 더욱 그렇다. 만에 하나 공천에서 탈락한 보수 인사들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통합당은 치명적 성적표를 받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지역민을 분노케 하는 것은 TK 지역의 정치력 약화 현상을 도외시한 점이다. 중앙정치권에서는 누가 뭐래도 다선의원 중심의 정치적 역학 구도가 작용한다. 초선만 수두룩한 지역의 정치란 아무 힘을 쓰지 못한다. 힘없는 지역 정치란 여지없이 다른 지역 정치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모든 선택이 중앙정치의 한심한 후진적 공천폐습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은 용납하기가 어렵다. 통합당의 TK 지역 공천은 청산돼야 할 정치를 제대로 청산하지도 못했으므로, 진정한 ‘정치 개혁’과도 거리가 멀다. 특히나 지역 정치지형을 완전히 발가숭이 민둥산으로 만들고 있다. TK 정치를 중앙정치 무대에서 쭉정이 신세로 전락시키는 음흉한 손은 과연 무엇인가. 자구책이 시급히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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