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불이 나 첨탑 부분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한 뒷얘기가 무성하다. 가톨릭 국가 프랑스의 정신적 안식처이자 대표적 상징물로서 노트르담 대성당은 화재 진압 후에도 충분한 화젯거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성당의 오랜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 등이 후일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가장 관심이 많은 복원과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5년 내 재건”의지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본래 모습으로의 복원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본래의 재료인 참나무를 사용해야 한다면 40년은 족히 걸릴 것이란 전문가의 견해가 나와 복원과 관련한 논란은 쉽게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혁명 이전 중요한 정치행사와 왕실의 의전이 대개 이곳에서 진행됐다. 영국과 프랑스 왕가의 결혼식이 거행되었고, 1804년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가운데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열린 장소이기도 하다.
건물의 역사성과 뛰어난 명성에 걸맞게 대성당 복원을 돕겠다는 성금이 줄을 잇고 있다. 화재 발생 하루 만에 8억 유로(약 1조 원)가 모였으니 명불허전(名不虛傳)의 건물임을 실감케 한다. 세계 최대 명품그룹 프랑스 루이비통 모에헤네시(LVMH) 창업자가 성당 재건을 위해 2억 유로(약 2천56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전해 왔다. 미국의 애플도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기부 의사를 밝혔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긴박하게 대응하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이 긍정적 평가를 얻어 지지율이 3%나 상승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대성당의 위엄에 감탄사를 보내야 할 판이다.
이곳 대성당을 찾아오는 한해의 관광객 수가 1천400만 명에 달한다. 한국의 많은 관광객도 대성당 앞 광장에 별모양으로 새겨진 포앵제로(도로원표)에서 사진 찍은 경험이 있다. 이곳을 밟으면 파리를 다시 오게 된다는 속설을 믿고서 말이다. 대성당의 화마는 아픔과 충격을 안겨주었지만 세계의 많은 사람에게 과거를 추억케 한 사건이기도 했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