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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장사상륙작전

등록일 2019-03-31 19:54 게재일 2019-04-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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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상영된 ‘포화 속으로’는 6.25 전쟁에 참여한 학도병의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다. 학도병 71명이 인민군 유격대대의 공격을 11시간 반 동안 막아낸 ‘포항여중 전투’가 영화의 배경이어서 우리에겐 매우 흥미로운 소재로 관심을 끌었다. 불과 2주 정도의 훈련을 받고 전투에 투입된 학도병 2개 소대가 장갑차와 기관포로 무장한 북한군에 대응해 싸운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사투를 벌인 이 작전 때문에 포항시민과 피란민 20만 명은 형산강 이남으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고, 후방의 국군도 반격을 위한 전열을 정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포항여중 전투에서는 47명이 전사하고 6명이 부상, 4명은 실종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상 모두가 전멸한 거나 다름없다. 포항에 있는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은 그들의 희생정신과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관이다. 기념관 앞에는 당시 16살의 학도병이었던 한 학생의 옷 안에서 발견한 어머니에게 보내는 편지 내용을 비문에 새겨 전시해 두었다. 어린 학생이 감내해내기 어려웠던 전쟁에 대한 놀라운 심정을 글로 남겨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갑작스런 북한군의 침범으로 6·25 전쟁이 나자마자 대한민국은 붕괴 직전 위기로 몰렸다. 남쪽에 있던 학도병의 군 입대는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징집 혹은 자원 형식의 전쟁터 투입이었으나 군인으로서 올바른 대접은 아무것도 없었다. 제대로 된 훈련도 없었고 계급도 군번도 없었다. 그들은 오직 고향의 부모형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전쟁터에 나섰던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전략으로 실시됐던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에서 벌어진 장사상륙작전이 영화화 된다고 한다. 인천상륙작전보다 이틀 앞서 벌어진 장사상륙작전은 북한군의 눈을 돌리는데도 성공했지만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데도 성공한 전투다. 놀랍게도 이 작전에 투입된 병력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학도병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대구경북지역에서 벌어진 학도병 참여전투가 영화화되면서 우리 고장의 호국정신이 또 한번 빛나게 됐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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