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증후군은 대한민국에서 명절을 보내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인 현상을 말한다. 실제 병은 아니며 심한 부담감과 피로감이라는 증상을 호소한다. 여성의 경우 명절에 필요한 음식 장만 및 뒷처리와 같은 가사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 되며, 남성의 경우 명절 동안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발생하는 운전자의 피로와 장시간 차량에 탑승하면서 발생하는 멀미, 정신적 스트레스까지도 포함된다. 직장인의 경우 기존 일상 생활과 다른 긴 연휴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진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설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이는 행사에서는 며느리들이 마음고생이 심하다. 힘든 명절 준비는 물론 말로 상처받아도 당장 내색하기 어렵다. 한번 우울감에 빠져들면 명절이 지나도 한동안 지속되며, 설을 전후로 높아진 우울감이 해소되지 않으면 우울증으로 번진다. 이처럼 겨울에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계절성 정서장애’로서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설 명절인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건강한 사람이라도 뇌의 기분조절 충추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한다. 팔, 다리가 무겁고 몸을 움직이기 싫어진다. 평소 하던 집안 일도 귀찮아진다. 이럴 경우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기 쉽다. 식사량이 많아지고 단맛을 좋아하게 되며, 평소보다 수면시간이 늘어나기도 한다. 계절적 정서장애, 일명 ‘겨울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전에 20분 정도 밖에 나가 걷는 게 좋다. 햇볕은 우리의 눈을 통해 뇌로 들어와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산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 친구나 가족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아내의 명절증후군이 심하면 남편도 모른 척 하지말고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본격적인 우울증으로 빠져들 수 있다. 우울감이 인간관계나 직장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우울증은 주위의 도움말이나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병이 아니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꼭 약을 먹어야 낫는 병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