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을 신중히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삼사일언(三思一言)의 교훈은 몇 백번 되새겨도 지나치지 않다. 사람이란 본래 완벽하지가 않아 누구나 실수를 범하기가 쉽다. 특히 말로 하는 실수는 돌이킬 수가 없기에 세 번을 생각하고 한번을 말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것이 공인(公人)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중국 당나라에서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의 기준으로 삼았던 신(身) 언(言) 서(書) 판(判) 네 가지 중 말씨(言)가 포함돼 있다. 용모와 글씨와 판단력과 함께 관리가 지켜야 할 품격으로 언변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다. 말에는 신중함과 품위, 정직함이 있어야 하므로 관리가 될 사람의 덕목으로는 당연하다.
말을 잘못하여 어려운 일을 겪게 되는 경우를 구설수(口舌數)에 오른다고 한다. 설화(舌禍)는 혀를 잘못 놀려 당하는 화라는 뜻이다. 또 사람의 언변이 좋을 때 비유하는 말로 삼촌설(三寸舌)이라는 표현을 쓴다. 세 치의 혀라는 뜻이다. 모두 사람 입안에 있는 혀를 두고 나타낸 표현들이다. 비록 세치의 짧은 혀지만 잘 간수하고 신중하게 놀려야 한다는 의미다.
“혀 밑에 도끼가 있다”는 우리 속담은 말이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은 쓰기에 따라 돌아오는 반응도 여러 갈래다. 서양 격언에도 침묵이 금이다”고 했다. 동서양 할 것 없이 말에 대한 신중함을 경고한다. 불교에서는 구업(口業)이라 하여 사람이 입으로 저지르는 죄업을 이렇게 불렀다. 남을 욕하거나 속이는 말이 이에 해당하며, 남을 이간질을 하거나 요망한 말로 현혹시키는 것도 구업이라 한다.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구설수에 올라 사표를 내고 말았다. 사표라지만 사실상 문책성 인사로 보인다.
그가 조찬 모임에서 던진 말이 기 막힌다. “50, 60대는 조기 퇴직했다고 할 일없이 산에만 다니지 말고 동남아로 떠나라”란다. 도대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사람의 발언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이런 때 쓰는 말이다. 말은 그 사람의 생각이요 인격이라 했다. 삼사일언의 교훈을 되새겨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