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도시라고 하면 유럽의 도시를 연상하게 된다. 유럽의 왕조시대로부터 내려온 전통적 정원문화가 보통 사람에게는 매우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많은 도시가 아름다운 것은 고색창연(古色蒼然)한 중세 문화 유적이 있기도 하지만 잘 가꾸어진 왕실 정원에서 풍기는 강열한 느낌이 잘 전해진 탓이기도 하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을 숲의 도시라 부른다. 인구 200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 도시로, 면적의 28%가 공원이며 17%가 숲이다. 숲속에 주택이 자리를 잡고 숲과 주거지 사이에 포도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베토벤이 걸었다고 하는 ‘칼렌베르크 숲’으로 빈은 숲의 도시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국의 하이드파크는 왕실 소유의 정원이 시민공원으로 개방된 사례다. 80개가 넘는 공원을 보유한 런던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도심공원이다. 160만㎡의 광대한 면적 속에 숲과 호수가 있는 평온한 자연의 휴식처다.
시민의 휴식처인 하이드파크를 흉내 낸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는 뉴욕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다. 맨해튼 한가운데 위치한 이곳은 뉴요커들의 힐링 장소다. 언제 어느 때나 여유와 휴식을 즐기는 뉴욕시민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로 미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연간 4천만 명이 방문하는 도심공원이다. 최근 들어 도심의 숲이 뜨고 있다. 여름철에는 열섬현상 방지 효과가 있고, 요즘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 방지에도 효과가 인증돼 도시마다 도시 숲 조성에 앞 다투고 있다는 소식이다. 산림청도 가로수 수종교체 등을 통해 도심 숲의 자체 정화 능력을 높이기로 하는 등 도심 숲 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경북도도 도내 34곳에 도심 숲 조성을 한다고 하니 우리의 도심들도 머잖아 숲으로 덮일까 기대가 된다. 잘 가꿔진 도시 숲은 최고의 공기청정기라고도 한다.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사람에게 흡수되면 인체의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키는 등 산림치유 효과가 크다고 한다. 산림욕이 각광받는 이유다. 선진국의 대공원과 같은 도시 숲이 당장 나오기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우리 실정에 맞는 도시 숲이 조성된다면 그나마 바람직한 일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