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활성화 명분 아래<br />혈세 수십억 쏟아붓고도<br />환경개선 등 제대로 안돼
[예천] 예천군이 재래시장(상설시장 및 중앙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한다는 핑계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 2003년 총 사업비 14억5천만 원을 투입해 상설시장 기반정비사업(아케이드, 상하수도, 포장, 전기시설 등)을 벌인데 이어 상설시장 화장실 설치작업(1억7천300만 원), 2009년에는 주차장 조성사업 8억3천4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환경정비사업을 했다. 또 2013년 상설시장 외벽도색(1천400만 원), 2016년 상설시장 주차환경개선사업(1억1천만 원)과 2년만에 또 외벽도색(2천만 원), 올해 돌출간판 정비공사에 5천800만 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최근 상설시장 입주점포에 대한 전기요금을 5.9% 할인해 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읍내 한 주민은 “누구는 무 먹고 누구는 인삼 먹느냐, 예산 지원 하나 없는 시장 밖의 주민은 뭐냐”면서 군의 조치를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또 다시 2억9천만 원을 투입해 재래시장 바닥 정비 공사를 발주했고, 홍보용 대형 TV를 설치하는 등 곳곳에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읍내 주민들은 군이 아무런 근거없이 재래시장에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140여개의 점포 중 지난 15여 년 동안 점포 주인들이 자신의 돈으로 개·보수한 점포는 30여개에 불과하고 대부분 낡은 점포를 그대로 방치해 장을 보러 온 주민과 외지인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상인들의 의식 변화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일부 주민들은 “안동, 영주 등의 재래시장은 점포 마다 물건이 가득 진열되고 친절한 이미지로 시장을 찾을 때마다 구매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예천의 재래시장은 썰렁해 구매 충동은 커녕 다시 찾고 싶지 않은 재래시장”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예천군은 신도청 이전으로 상권이 침체되고 있어 재래시장을 살리는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한 것이라며 안일한 답변으로 일관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