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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증서, 뱅크사인

등록일 2018-11-06 20:49 게재일 2018-11-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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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이용할 때 본인임을 증명하는 디지털서류인 공인인증서는 이용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등 매우 번거롭고 불편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은행권이 공동으로 개발해 선보인 새 인증 시스템이 바로‘뱅크 사인’이다. 뱅크사인은 휴대전화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지문 인증으로 간단하게 은행에 연결된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도 별도 프로그램 설치없이, 모바일로 쉽게 인증해 이체까지 이뤄진다. 암호 화폐의 기반 기술로 유명세를 떨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인증서 정보가 개별 은행에 나눠서 저장되는만큼, 위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효기간도 공인인증서보다 훨씬 긴 3년으로 재발급의 번거로움을 줄였고, 통합 인증이라 별도의 등록 절차없이도 모든 은행에서 바로 쓸 수 있다. PC에서도 액티브-X나 보안프로그램 등을 설치하지 않고도 스마트폰 인증을 통해 PC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한계가 명확하다. 편의성을 높이긴 했지만, 결국 인증을 위한 수단이라, 공인인증서와 크게 다르지 않게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태옥 의원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뱅크사인을 이용하기 위한 절차를 소개하면서 “30~40번을 클릭해야 하고 내부 애플리케이션은 4번 오가는 등 할 게 많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시연한 화면에서는 뱅크사인에 가입하기 위해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보안카드번호 등 개인정보 입력과 인증을 수차례 받아야 했다. 또 뱅크사인 가입 후에도 송금 과정에서 또 다시 보안카드 번호를 요구하는 등 불편이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뱅크사인 이용자는 안드로이드 앱의 경우 5만여명 수준에 불과하고, 아이폰 앱스토어에서는 순위가 금융분야에서도 64위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018년 2분기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 자료를 통해 발표한 9천977만여명 규모의 모바일뱅킹 이용자와 비교하면 극히 일부 고객만 뱅크사인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제도의 조그만 나사 하나라도 바꾸려면 그만한 고통이 뒤따르는 모양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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