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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

등록일 2018-05-14 20:58 게재일 2018-05-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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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욱<bR>시인
▲ 김현욱 시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인원은 2010년 5만945명, 2015년에는 10만6천140명으로 5년간 연평균 15.8% 증가했다. 남자 환자는 2만6천198명에서 4만9천669명으로 연평균 13.6%가 늘었다. 여자 환자는 2만4천747명에서 5만6천471명으로 연평균 17.9%가 증가했다. 연간 병원을 찾는 공황장애 환자만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연령대는 70대 이상이다. 노년층이 겪는 사회적 소외와 경제적 박탈감이 공황장애로 이어진 경우로 보인다. 연령별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2015년에만 2만7천326명을 기록했다. 전체 공황장애 환자의 50%가 30·40대였다.

30·40대에 공황 장애 환자수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30,40대 연령층들이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가장 혹독한 스트레스를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건강과 직장, 결혼과 자녀 양육에서 오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황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공황장애도 우울증, 불안장애처럼 명백한 마음의 병이다. 숨기거나 방치한다고 저절로 낫는 병이 절대로 아니다. 현재로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극복 의지와 치료 노력에 따라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벡(Beck) 인지치료연구소 소장인 주디스 벡(Judith S. Beck)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Aaron T. Beck) 박사의 딸이다. 그녀에 따르면,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장애의 핵심에는 ‘사고의 장애’가 있고, 그런 환자들은 어떤 특정한 경험을 ‘해석’하는데 체계적인 편향이 반영된다고 한다.

우울증 환자들의 꿈은 취약, 박탈, 상실에 관한 꿈이 훨씬 많다. 아울러, 자동적인 부정적 사고들을 자주 표현한다. 공황장애 환자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감각을 자신의 생명이나 정신적인 기능을 위협하리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해석한다. 거식증 환자는 자신의 가치나 통제에 대한 믿음이 왜곡되어 있다. 이런 편향된 해석과 새로운 대안들을 지적함으로써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이다. 인지행동치료(당시에는 인지치료)는 1960년대 초, 펜실베이니아대 정신과 조교수였던 아론 벡에 의해 고안되었다. 이 치료의 목표는 환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부정확하거나 쓸모없는 역기능적인 사고와 행동들을 수정하는 데 있었다. 치료는 이해에 기반한 환자 개인에 대한 개념화와 환자의 사고나 믿음 체계의 수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감정 및 행동의 변화가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환자의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역기능적인 사고’가 모든 심리장애에서 발견된다는 가정하에,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좀 더 객관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평가하는 것을 배운다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이 훨씬 나아진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인지행동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은 자신의 기분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거나 악화될 때, 또는 부정적인 감정과 연관된 신체 감각을 주목할 수 있을 때 스스로에게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지 인지행동치료의 중요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내 마음에 어떤 생각이 스쳐갔는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 즉, ‘자동적 사고’를 식별하는 방법을 스스로에게 가르쳐야 한다. 고통스럽고 두려운 기분(감정)을 느꼈다면, ‘내 마음에 무엇이 스쳐갔지?’라고 스스로 자문하면, 다음과 같은 자동적 사고를 발견할 수 있다. ‘이건 너무 어려워!’,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야.’, ‘이건 나를 힘들게 해.’, ‘만약 잘못되면 어쩌지?’ 이러한 자동적 사고를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은 왜곡된 사고를 수정하여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최초의 기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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