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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20대 아빠와 2살 아기의 슬픈 죽음

김락현기자
등록일 2018-05-09 21:20 게재일 2018-05-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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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원룸서 父子 시신 발견<br />아내와 수개월전 헤어진 후<br />혼자 아들 데리고 생활해와<br />

구미시 한 원룸에서 20대 아빠와 아들로 추정되는 2살짜리 아기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2시 31분께 구미시 한 원룸에서 A씨(29·무직)와 2살 정도로 보이는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원룸 관리업체 직원의 신고로 경찰이 A씨 원룸의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자 방안에 부자가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부검한 결과 타살 흔적이 없고, 외부인 침입 흔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시신 부패 상황으로 미뤄 숨진 지 1주일 가량 지났고, 아기는 발육 상태로 봐서 생후 16개월 정도로 추정했다.

아기는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정확한 나이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발견 당시 A씨와 아기가 매우 야위어 있고, 집에서 음식을 조리해 먹은 흔적이 없어 A씨가 병을 앓다가 숨지고 아기는 굶어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부검결과 두 사람의 위에서 약간의 내용물이 나와 아사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사실혼 관계였던 아내와 수개월 전에 헤어진 후 혼자 아들을 데리고 생활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에 사는 A씨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20살 때 집을 나가 지금까지 연락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주소를 대구에 둬 구미시에 기초생활 수급과 의료비 지원 등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한 서류를 신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의 진료와 휴대전화 기록, 원룸 안팎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A씨 직업과 관련자들을 파악하는 한편 숨진 아기가 A씨의 친자식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도 하기로 했다.

이봉철 구미경찰서 수사과장은 “타살 흔적은 없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라며 “A씨 병력과 치료기록, 헤어진 여성의 연락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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