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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원전벨트` 경북, 탈원전땐 경제 쇼크

황성호·울진
등록일 2017-10-23 21:03 게재일 2017-10-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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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0일 5·6호기 공사재개와 함께 원전축소 권고 결정을 발표하면서 경북 동해안 원전지역이 크게 술렁이고 있다.

정부의 관련 방침과 정책 방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경북 원전지역은 공론위 원전 축소 권고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수명 연장 가동중인 월성 1호기 가동 중단 및 탈원전 정책 유지 방침이 발표되자 마침내 올 것이 왔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성원전 1호기 폐쇄 초읽기 경주

440억 예산지원 중단 `타격`

본사 등 500명 일자리 잃어

천지원전 놓고 갈등 겪던 영덕

부지보상 진행하다 올스톱

무산땐 지원금 465억 반납

文정부 탈원전 첫 번째 타깃 울진

신한울 3·4호기 무산 위기

직간접 경제 손실만 수조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급속하게 이어질 경우, 12기의 `원전벨트`를 운영하고 있는 경북 원전지역 지자체는 세수감소와 일자리감소, 인구감소 등으로 지역 경제가 심각하게 위축되며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북도와 원전지역 지차체는 향후 문재인 정부의 원전정책의 변화와 지역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며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가속화의 첫 번째 타킷이 수명연장 가동중인 월성원전 1호기에 맞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가동한 지 30년이 넘은 월성 1호기의 폐쇄시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월성 1호기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0년 연장운행이 허가돼 있지만 정부의 가동 중단 결정으로 사실상 폐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경우 정부지원금 148억원, 지역자원시설세 292억원 등 440억원에 이르는 예산지원이 중단되게 되는 경주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월성원전 본사와 협력업체 인력 5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천지원전 건설을 놓고 극심한 찬반 갈등을 겪어왔던 영덕 역시 탈원전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오는 2027년께 완공될 예정이었던 천지원전 1·2호기는 현재 전체 원전 부지 1천682필지 가운데 264필지에 대한 보상계약을 완료한 상태로, 이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경우 영덕군은 특별지원가산금 380억 원과 상생지원금 100억원의 잔여금 85억원을 포함한 465억원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울진 역시 신한울 3·4호기의 무산이 확정된 분위기로 받이들이고 있어 벌써부터 지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울진은 신한울 1·2호기가 2018~2019년 상업운전을 시작하면 총 8기의 원전을 보유하며 국내 최대의 원전타운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1981년 첫삽을 뜬 한울원자력발전소가 37년째 운영을 지속해 오며 지역 자체가 원전을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원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실제로 한울원전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지방소득세, 지역자원시설세 등으로 울진군에 낸 세금만 4천183억원에 이른다. 현재 신한울 3·4호기는 부지만 조성된 상태에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첫 번째 표적이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22일 실시설계가 중단된 상황이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 앞으로 건설 공사가 중단되면 지방세 감소뿐만 아니라 건설인력 80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만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울진군의회 장유덕 원전특위위원장은 “신고리5·6호기가 공사 재개된 만큼 울진에 계획된 신한울 3·4호기 역시 재개돼야 한다”며 “먼저 중단된 설계용역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어 “정부의 원전 정책이 바뀌면 지역 갈등만 더 키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원전 정책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해 왔다. 지역경기는 물론 주민들 간 갈등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황성호·울진/주헌석·영덕/이동구기자

hsh·hsjoo·dg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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