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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에 새로운 가치 더해 세계적 찻사발로”

심상선기자
등록일 2017-10-10 20:47 게재일 2017-10-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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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연소 다기 명인 14호 서현주 작가<BR>보기엔 만들기 쉬워 보여도 만만치 않은 찻사발에 매력<BR>젊은 층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차 문화 정착되길 기대
▲ 서현주 작가가 지난 4월 다기명인전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찻사발만이 가진 특유의 조형미와 용도에 맞는 기능성을 동시에 구현해내는 대한민국 최연소 다기 명인 14호 서현주(37) 작가.

서 작가는 최연소 다기 명인답게 전통의 방식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또 다른 창조를 꿈꾸고 있다.

“차 문화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닌 젊은 층도 선호하는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래요. 여기에 걸 맞는 찻사발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라며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이 찻사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그런 날을 기대해 보겠다”며 운을 뗐다.

도자기는 흙과 불이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이 중 하나라도 조건에 맞춰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도자기가 나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불을 지핀 가마 안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변화라 일컬어지는 요변(窯變)까지 더해져 자신의 의도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그 때문에 가마 문을 여는 그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늘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

서 작가는 “만드는 것까지가 작가의 영역이고 그다음 가마 안에서 불을 통해 변화하는 것은 하늘이 정해준다고 해요. 그런 요변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찻사발”이라고 했다.

요즈음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는 많지만, 찻그릇을 만드는 작가는 드물다. 그중에서도 찻사발을 만드는 작가는 더 드물다.

언뜻 보기에 밥그릇 같은 형태의 찻사발이 그냥 보기에는 만들기 쉬워 보이고 다가가기에 만만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것이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기장이 찻사발에 목매 온 이유일 것이다.

그 덕분에 찻사발은 고가의 작품으로만 인식돼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미술품이 돼 버렸다.

서 작가는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그것, 박물관에 전시된 찻사발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찻사발을 만들고 싶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는 도자기 문화를 만들고 이끌어 나가고 싶다”며 자신의 지향점을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한 가수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됐다. 프로그램에서는 매회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부가 둘이 마실 때도 있고, 손님들과 함께하거나, 혼자, 또는 반려동물들과 함께 한다.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녹아있는 차(茶) 생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거창하게 옷을 차려입고, 무릎 꿇고 앉아서 두 손 모으고 마시는 것만이 차 문화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편안한 옷차림으로 하루를 열고 마무리하면서 담소를 나누며 마시는 그런 차 문화가 있다는 것을 그 프로그램을 본 사람이라면 이제 알 것이다.

서현주 작가는 “차 문화가 고리타분한 어른들의 문화가 아니라 젊은 층도 선호하는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여기에 맞춰 찻그릇을 만들어 나가고 많은 사람에게 알려가는 것이 나의 몫”이라며 자신의 역할이 큼을 인식했다.

건물 건물마다 커피가게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엄청나게 많은 체인점이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젊은 차 문화를 이끌 수 있는 문화공동체조차 없는 현실을 서 작가는 아쉬워하며 어느 곳이든 젊음이 넘치는 찻집들이 즐비해지는 날을 기대했다.

서현주 작가 프로필

영남대학교 졸업

전국 찻사발 공모대전 대상

문경 찻사발 공모대전 은상

문경 찻사발 공모대전 동상 4회

경남 찻사발 공모대전 동상

국제 다구공모전 특선

그 외, 다수 공모전 50여회 수상

대한민국 다기명인 14호

천년의 손길 송원요 운영 중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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