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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game changer)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등록일 2017-09-05 21:04 게재일 2017-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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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란 말은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을 가리킨다.

경영에서는 기존의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정도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나 제품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즉, 특출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나아가 업계와 사회 전반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물이나 제품을 뜻한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애플 창업자 스티븐 잡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 등이 이에 속한다. 제품으로는 최근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내놓은 `갤럭시노트8`이나, 올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의 `아이폰8` 역시 게임체인저 후보에 속할 수 있다.

정치에서는 최근 북한의 행동양식을 놓고 `게임체인저`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게임체인저가 기존 판도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게임 규칙을 만드는 중요한 행위자를 가리키는 만큼 기존 동북아 안보지형의 규칙을 흔들고 있는 북한의 위상을 묘사하고 있는 셈이다. 즉, 북한의 ICBM과 핵탄두 개발 움직임은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려는 북한의 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북한이 ICBM과 핵탄두 개발을 통해 게임체인저로 인정 받을 경우 한반도 정세가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 본토를 겨냥해 핵탄두를 장착한 ICBM 능력은 한미가 상정한 북한의 `레드라인`이다. 만약 이 레드라인이 확보될 경우 북한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종국적으로 한미동맹을 흔들어 핵 우산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동부까지 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줄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미국은 개입 여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한반도 주변에서는 `핵 도미노`현상이 우려된다. 현재는 중국이 유일한 동북아 핵 보유국이지만 우리나라도 `공포의 균형` 차원에서 전술 핵 재배치 요구가 거세질 것이 분명하다. 일본도 이를 빌미로 핵 무장에 나설 경우 동북아 안보 불안은 더욱 가속화 할 가능성이 크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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