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박유덕 전 대표와 협업 통한 회생 가닥<bR>업계, 국책銀 임의대로 변경할 수 있나 의문 제기<bR>포항지역 `朴 전 대표 친인척 공장 인수설` 나돌아
1년 넘게 공장이 폐쇄됐던 포항철강공단 내 아주베스틸의 회생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주베스틸 포항공장은 매각을 위해 법원의 경매절차까지 밟다가 경매 2일전에 갑자기 취소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전 대표인 박유덕 씨의 친인척들이 공장을 인수하려 한다는 설까지 나도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초 이 공장 인수전에는 동종업체인 휴스틸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고, 세아제강도 가세했었다. 하지만 돌연 법원 경매가 취소되면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구지방법원은 지난 7월 17일 아주베스틸 포항공장의 매각을 위한 경매를 진행하려 했다. 그런데 아주베스틸의 채권자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돌연 기업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경매가 일방적으로 취소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이 경매 이틀을 앞두고 왜 갑자기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
한국수출입은행 측은 “아주베스틸을 경매로 청산하기보다는 기업 회생을 통한 채권회수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게 유리할 것 같다”면서 “기존 아주베스틸 경영진과 협업으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회생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아주베스틸 박유덕 전 대표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러다보니 철강공단 안팎에서도 박 전 대표의 친인척들이 다시 공장을 인수하려한다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강관업계는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출입은행이 개별 기업의 회생문제를 자의적 판단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강관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개별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를 임의대로 변경할 수 있느냐”면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전 대표와의 협업을 통해 회생안을 마련한다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기업활력법(원샷법)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 강관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베스틸의 기업 회생에 의문을 갖게 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1년째 가동이 중단된 기존 설비를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도금 설비는 장기간 방치될 경우 새로운 설비를 도입해야 한다. 당시 경매 대상은 아주베스틸 포항공장의 강관 설비 3기, 도금 설비 1기다. 부지는 아주베스틸이 보유한 건물만 해당된다.
한편 아주베스틸 전 대표인 박유덕 씨는 지난해 횡령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구속 된 후 지난 5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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