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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인증 계란이 살충제 계란이라니”

전재용기자
등록일 2017-08-22 21:03 게재일 2017-08-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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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순 경북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bR>배신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준비
▲ 살충제 계란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신경순 경북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전재용기자

“소비자들은 심한 배신감까지 느낍니다. 그동안 어려운 농축산 경제를 살리고자 `친환경 인증 마크가 있는 제품은 안전하다`는 캠페인과 교육을 수없이 진행했는데 살충제 계란이라니요. 비싼 단가에도 `친환경` 하나만 믿고 제품을 구입해 온 소비자와의 신뢰가 깨졌습니다.”

경북소비자공익네트워크(이하 경북소비자센터) 신경순 회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을 두고 `배신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정부와 친환경 인증기관의 부실한 운영 검증체계를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신 회장은 “식약청이나 농림축산부 등에서 친환경 제품을 제대로 확인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했어야 했다”라며 “농가에 강의를 다녀보면 농업, 축산 관련 교육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농민들은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미리 어떤 넘버를 쓰지 말라거나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정보를 제공했더라면 우리도 안 팔았을 것`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경북소비자센터는 최근 지역 내에서도 살충제 계란과 관련된 신고가 접수되고 있어 21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소규모 계란 판매처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살충제 계란으로 판명난 계란에 대해 전량환수 조치가 이뤄졌으나 일부 재래시장과 소규모 가게에서는 살충제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판매자들은 살충제 계란 코드를 인터넷으로 확인한 후 빠르게 판매를 중지하고 신고를 하고 있지만, 재래시장이나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일부 상인들은 계란을 제공하는 업체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지 조차 모르고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단체는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농가와 이들 농가에 친환경 인증을 해 준 기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경북소비자센터는 최근 접수된 살충제 계란 신고내용을 취합 중이며, 단체소송 제한 인원 50명 이상을 모아 친환경 조건을 지키지 않은 농가와 친환경 인증기관을 대상으로 부당이득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부당이득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의 실효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신 회장은 “법원에서 판단하겠지만 소비자단체 법률팀에서도 보상 문제를 중점적으로 소송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살충제 계란으로 인한 파동이 크게 일어난 만큼 소비자들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한편, 경북소비자센터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수습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다. 살충제 계란 회수 등 선제적인 문제부터 해결되면 전국적으로 릴레이 형식의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재용기자 sport882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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