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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하지만 생명력 있는 캐릭터”

연합뉴스
등록일 2017-07-19 02:01 게재일 2017-07-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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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 한국판 만수르로 변신<BR>“`B급` 보단 `B+급 정서`의 드라마”<BR>`죽어야 사는 남자` 오늘 첫 방송
▲ 고동선 PD(왼쪽부터), 배우 이소연, 신성록, 강예원, 최민수가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는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입니다. 아직 한국말을 배운지가 얼마 안 돼서요. 크흠.”

19일 첫 방송 하는 MBC TV 새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주인공 `한국판 만수르`,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을 연기하는 배우 최민수(55)는 17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작부터 코믹함을 잔뜩 발산했다.

남다른 콘셉트의 베이지색 수트를 입고 나타난 그는 등장부터 극 중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말하며 팔굽혀펴기 등 흥이 넘치는 포즈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번 작품은 꼭 크루즈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장면이 자주 나올 것”이라면서도 “최고급 자동차만 나오지만 오디오 때문에 에어컨도 못 켜고 더워 죽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간만의 코믹 연기를 수락한 계기에 대해 고동선 PD를 언급하며 “전적으로 연출자에 대한 신뢰”라고 답했다.

“그동안 MBC 작품을 몇 개 하면서 머릿속에 각인된 PD들이 많지는 않은데 고 PD가 그중 한 명입니다. 머리를 복잡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노련한 테크닉과 화면 장악력이 돋보이는 연출자죠.”

최민수는 답변 후 즉시 일어나 고 PD와 진한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확실히 기존 드라마에서는 잘 볼 수 없던 캐릭터다. 전대미문의 캐릭터를 맡고 나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업 노하우를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결국 일장연설을 했다.

“이 작품 힘들죠. 비교할 수 있는 인물이 없으니까요. 우리 드라마를 말할 때 `B급 정서`라는 얘기도 하는데, 약간 B+ 정도로 갑니다. 수산시장 가면 새벽에 월남바지 입고 일하잖아요. 그걸 압구정에 입고 가면 촌스럽다 하겠지만 수산시장에는 어울리거든요. 그게 생명력이죠. 알리 백작도 19살 때 중동으로 가서 두 손으로 자기 꿈을 일군 자예요. 촌스럽고 구태의연할 수는 있겠지만 생명력이 있죠. 근데, 나도 사실 캐릭터 분석이 잘 안 됩니다. (웃음)”

최민수는 또 이날 제작발표회의 MC를 자처하며 고 PD에게 “PD들이 작품을 할 때가장 데리고 하기 힘든 사람이 어린아이, 동물, 그리고 최민수 아니냐”며 “괜찮았냐”고 물었다.

고 PD가 “솔직히 최민수 씨와 작품 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들 했지만 저는 든든한 배우를 만났다. 철저하게 준비해온다”고 답하자, 최민수는 껄껄 웃었다.

극 중 사위가 될 신성록에 대해서는 “역할 상 백작이 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여유가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내 에너지를 받아서 자기 캐릭터로 승화할 수 있는 것”이라며 “특별히 인정한다. 다만 나보다 키가 큰 건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 6년 만에 길렀던 머리를 자른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음악을 하니까 기르는데 작품을 시작하면 캐릭터에 맞게 변신을 한다”며 “`입금` 때문에 머리를자른 건…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본인이 딱히 밝히고 싶어 하지는 않지만 알리 백작의 본명은 장달구. 1970년대 후반 중동으로 건너가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끈기로 석유 보두안티아 공화국의 백작이 된 인물이다.

▲ 배우 최민수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br /><br />/연합뉴스
▲ 배우 최민수가 지난 1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수목극 `죽어야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억만장자, CEO, 독신남, 플레이보이 등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조차 범상치 않다. 행동은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과장된 쇼맨십이 동반되는데, 최민수가 이 개그 코드를 어떻게 살리지 주목된다.

이 이야기는 상위 1%로 살던 알리 백작이 딸 지영을 찾아내지 않으면 모든 재산이 한 줌 모래로 변해버릴 위기에 처해 대한민국으로 건너오면서 시작된다.

연출을 맡은 고동선 PD는 “이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즐겨보려고 재밌게 만들었지만, 가족과 인간에 대한 진지한 테마도 바닥에 깔았다”고 소개했다.

최민수는 고 PD가 드라마에 관해 설명하는 중간중간에도 작품 제목을 `죽사발이 되는 남자`라고 소개하는 등 엉뚱함을 발산하며 좌중을 압도했다.

24부작으로 19일 밤 10시 첫 방송.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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