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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영화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 별세

연합뉴스
등록일 2017-07-18 02:01 게재일 2017-07-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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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77세… 폐암으로 투병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이 16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고 AP·AFP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이 보도했다. 향년 77세.

유족과 매니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로메로 감독이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으며 평소 좋아하던 영화 `조용한 사나이`(The Quiet Man)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을 들으며 아내와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뉴욕 출신인 그는 성장기에 공포물 팬이었으며 1960년 카네기멜런대를 졸업한 뒤 `미스터 로저스` 등의 영화 제작에 참여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단편영화와 광고 촬영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그는 친구들과 `이미지 텐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1968년 자신이 공동 각본을 맡은 장편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을 처음 연출했다. 11만4천달러를 투입해 만든 이 저예산 영화는 애초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았으나입소문을 타며 흥행에 성공, 전세계적으로 3천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또 좀비 영화의 효시이자 `컬트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서며 후대 감독들은 다양한 리메이크와 오마주 작품을 내놓았다.

좀비는 느리게 움직이며 인육을 탐하고, 총으로 머리를 쏘아서만 죽일 수 있으며 좀비에게 물린 인간도 좀비가 된다는 규칙도 이 영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로메로 감독은 이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2-시체들의 새벽`(Dawn of the Dead·1978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3-시체들의 날`(Day of the Dead·1985년) 등 소위 `시체 시리즈` 영화를 잇달아 내놓으며 공포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랜드 오브 데드`(2005년), `다이어리 오브 데드`(2007년), `서바이벌 오브 더 데드`(2009년) 등을 연출하며 꾸준히 활동했다.

로메로 감독의 영화 속 좀비는 단순히 인육을 먹는 공포의 존재를 넘어 체제 순응, 인종차별, 군국주의, 사회계층 차이 등 사회적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매개라는 것이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로메로 감독은 2008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좀비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며 이같은 해석에 수긍했다. 그는 “좀비는 산사태나 허리케인 같은 저 바깥의 재난일 수도 있다. 이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때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메로 감독의 별세 소식에 공포영화 팬들과 영화 관계자들은 앞다퉈 애도를 표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은 “당신 같은 사람은 또 없을 것”이라며 애도했으며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상실이 엄청나다”며 거장의 죽음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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