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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불모지 안동서 꽃핀 꿈나무

권기웅기자
등록일 2017-07-12 02:01 게재일 2017-07-1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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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대 안동부설초 황가온 선수<BR>뛰어난 성적에 국대급 훈련 발탁<BR>지역에 관련 학교 없어 진학 발동동<BR>“안동서 계속 스케이트 타고파”<BR>市, 선수 발굴·지원 전무 “아쉬워”

“빙상 불모지인 안동에서도 계속 스케이트를 타고 싶고,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훈련에 임하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빙속의 여제` 이상화 선수와 같이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구슬땀을 아끼지 않는 황가온(10·여·대구교대안동부설초·사진) 선수의 포부는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2013년 한 스포츠클럽에서 신어본 스케이트는 황 선수를 스피드스케이팅의 세계로 초대했다. 황 선수는 겨울이면 울퉁불퉁한 암산유원지 빙판위에서 꿈을 키웠고, 여름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었다.

열악한 훈련환경이었지만 황 선수는 여느 대회에 출전해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 품에 안겼다.

이러한 노력으로 황 선수는 2014년 태릉에서 열린 꿈나무 스피드스케이팅 대회 3위에 입상했고, 더욱 깊은 스케이트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하지만 황 선수는 사실상 제대로 된 빙상장에서 훈련해 본 경험이 없어, 매일 태릉실내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한 선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처럼 보였다. 결국 지난해 4회 대회에 참가한 황 선수는 순위권에 들지 못하면서 어린 나이이지만 패배의 아픔을 맛보게 됐다.

그러나 시련도 잠시 황 선수는 시즌 마지막 대회 여초부 1천m와 1천500m에 출전해 값진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특유의 승부욕을 확인시켰다.

특히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황 선수의 이같은 진가를 알아보고 `스피드 꿈나무 체력측정 대상자`로 선정, 국가대표 전문코치들에게 훈련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황 선수는 국가대표들이 훈련을 마친 오는 21일부터 8월 5일까지 강원도 화천훈련장으로 떠나게 됐다. 안동에서는 황 선수를 포함해 총 4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황 선수의 열렬한 팬이자 매니저인 어머니 박진(40) 씨는 “안동에는 빙상을 지원·육성하는 중학교가 없어 학교 진학이 제일 큰 문제”라며 “불모지긴 하지만 안동시가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시는 각종 체육 꿈나무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선수 발굴에는 무관심한 상태다. 안동시통합체육회 산하 빙상경기연맹이 있기는 하지만 대회유치를 위해 존재할 뿐 선수 발굴·지원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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