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지역정치권 “재심의, 정부 의지 반영”<bR>당정 `묵묵부답`…시민단체 “발행 반대한다”
우정사업본부가 오늘(12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재심의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우표 발행 여부가 정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이철우(김천)·장석춘(구미갑)·백승주(구미을) 의원 등이 `우표 발행 촉구`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박정희 탄생 100년 우표 발행은 `박정희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보수 성향 단체와 경북 구미시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 발행 목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년을 기념하고 탄신제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한국당 최고위원인 이철우 의원은 지난 10일 “정부가 9월 발행 예정이던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여부를 재심의하겠다고 밝혔다”며 “정권이 바뀐 지 두 달도 안 돼 이런 사단이 났는데, 언제까지 반대편의 대통령을 폄하하고 국민들에게 상처를 안겨줄 셈인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념우표에 더해 기념화폐도 발행하고 존영을 화폐인물로 사용하는 것과 광화문에 동상을 세우는 것까지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구미시와 지역 정치권도 지난 7일 성명에서 “우정사업본부가 적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을 반대 의견만 듣고 정당한 근거 없이 재논의를 벌이고 있다”며 우표 발행을 촉구했다.
급기야 남유진 구미시장은 12일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다.
문제는 지역 국회의원과 구미시의 비판이 우정사업본부보다는 문재인 정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우표 발행 재심의가 진행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구미시 등은 “우표 발행 재심의 결정에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심증이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등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재심의가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족문제연구소와 참여연대, 구미의 시민단체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우표는 그 시대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수집가 등을 통해 후세까지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발행할 필요가 있다”며 “박정희 100년 우표의 경우 발행 세칙에도 어긋나고 심의 과정에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았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구미YMCA와 구미참여연대, 전교조 구미지회 등 시민단체들도 “시민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요청이었다며 독재자의 미화 의도가 담겨 있어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구미시는 시민들의 동의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박정희 100년 기념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박정희 기념우표 또한 어떠한 의견과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고 우정사업본부에 일방적으로 사업을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