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 `아버지가 이상해`서 당차고 발랄한 역할로 이미지 변신 성공
이유리(37)는 이렇게 말하면서 깔깔 웃었다.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인기 행진 중인 KBS 2TV 주말극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주인공 변씨 집안의 맏딸 `변혜영`을 연기하고 있는 그를 최근 인터뷰했다.
◇ `연민정` 벗어나…“코미디 너무 하고 싶었다”
`아버지가 이상해`는 홈 코믹극이다. 아버지가 간직한 비밀이 묵직하긴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고는 주말 가족극답게 코미디를 강화해 발랄한 톤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이유리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드디어 `연민정`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2014년 안방극장을 들었다 놓은 MBC TV `왔다! 장보리`에서 그가 연기한 `연민정`은 이름도 잊히지 않는 악녀다. 연민정 덕에 타이틀 롤 장보리(오연서 분)를 제치고 그해 MBC연기대상을 받았지만, 그만큼 `연민정` 이미지가 오래도록 이어졌다.
“연민정이 너무 셌죠. 하지만 연민정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기하진 않았어요. 늘 대본만 생각했고 주어진 역할을 잘해내려고 했어요. 다양한 캐릭터 중 코미디를 별로 안 해 봐서 코미디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변혜영을 만나 기쁩니다. 배우로서 좀더 발전을 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식으로 코미디를 해본 것은 2003년 SBS `스무살` 정도였어요. 그때 공유 씨랑 호흡을 맞췄는데 오래 전이죠.”
그는 “악녀도 재미있지만, 나쁜 짓 안 하는 역할을 하니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다 연기이긴 하지만, 자기 자신한테 푹 빠져서 악하게만 치닫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낫죠.(웃음) 변혜영은 부모님과 동생들도 생각할 줄 알고, 주변을 조금이라도 돌아볼 여유가 있잖아요.”
◇ “변혜영, 사랑스럽게 보이길”
변혜영은 당찬 성격의 변호사다. 매사 똑 부러지고, 다소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가족을 위해 앞장서는 속 깊은 면도 있다. 자신의 가방을 몰래 가져다 쓴 둘째 여동생의 머리끄덩이를 잡기도 하지만, 첫째 여동생을 학창시절 괴롭혔던 가해자 앞에서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대차게 나가는 모습이 시원시원해 시청자의 호응을 얻는다.
“제가 운이 좋은 거죠. 작가님이 변혜영 캐릭터를 너무 잘 써주셨어요. 저는 그 대본 속 변혜영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걸 잘 살려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에요.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그 느낌을 연기로 다 못 살리는 게 아쉬울 정도에요. 제가 제대로 못살리는 게 아닌가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변혜영의 성격, 당찬 결혼관과 여성관 등이 지금 여성들의 생각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거친 말도 하고 변화무쌍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자기애가 강하고 자기 삶을 당당하게 개척해나가는 인물이죠.”
이유리는 “개인적으로는 변혜영이 당찬 만큼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며 “패션도 평소에는 오피스 룩이지만, 데이트할 때 등은 최대한 사랑스럽게 보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드라마 끝날 생각하면 벌써 아쉬워”
이유리는 `아버지가 이상해`의 출연진 간 호흡이 너무 좋다는 말을 몇번이고 했다. 특히 시끌벅적한 5남매와 부모가 어울리는 모든 촬영이 즐겁단다.
“변씨 가족 신이 진짜 웃기거든요. 엄마, 아빠도 너무 웃기고 중희까지 들어오면서 5남매가 됐는데 서로 진짜 친해요. 다들 이번에 처음 같이 하는데 뭉쳐서 지내니까 금세 친해졌어요. 미영이 역의 정소민, 라영이 역의 류화영과 너무 성격이 잘 맞아요. PD님도 저희끼리 친한 게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웃음이 자꾸 터지니까 큰일이에요.(웃음) 얼굴에 철판을 깔고 능청스럽게 해야하는데, 대본이 너무 웃기고 배우들끼리의 상황이 재미있으니까 웃음 참느라, 혹은 웃음이 터져서 NG가 많이 나고 있어요.”
이유리는 “이제 중반인데, 드라마가 끝날 생각을 하면 벌써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