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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 직업으로 삼아 행복해”

연합뉴스
등록일 2017-05-29 02:01 게재일 2017-05-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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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MBC `역적`서 열연… `보니하니` 덕에 성장 “고마운 프로그램”
“이제 겨우 집안 빚을 다 갚았어요. 원점이 된 거죠. 엄마가 그래도 원점이 된 게 어디냐고 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제부터 또 벌면 되죠. 사실 빚의 절반은 제 연예 활동을 위해 생긴 거기도 했고요. 제가 비록 열여섯밖에 안됐지만 파란만장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열여섯 소녀의 기세가 당차다. 배짱도 두둑하다.

`하니` 이수민(16)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2014년 9월부터 2년간 EBS TV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의 `하니`를 맡아 능수능란한 진행 솜씨로 스타덤에 오른 이수민은 그런 인기 덕에 광고를 20여 편이나 찍었다.

하지만 배우의 꿈을 위해 지난해 8월 `하니`를 내려놓은 그는 이후 SBS TV `끝에서 두번째 사랑`을 거쳐 지난 16일 끝난 MBC TV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달려나가고 있다.

◇ “집안 형편 어려워…차비 없어 서울 못 가기도”

`보니하니`만 보면 이수민은 곱게 자란 서울 아이처럼 다가온다. 하지만 그는 울산 출신이고,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벌써 많은 일을 경험해봤다.

“아빠가 미용 일을 하시다가 빚을 많이 져 집안 형편이 안 좋았어요. 10살 때 배우가 너무 되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랐는데, 연기학원도 돈이 필요하고, 오디션을 보려면 서울을 오가야 하니까 고민이 많았죠. 어떤 날은 차비가 없어서 서울로 못 올라가기도 했어요.”

이런저런 어린이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치던 이수민은 13살이던 2014년 `보니하니`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서울에 너무 살고 싶어서 `보니하니` 오디션에 꼭 붙기를 바랐어요. 매일 생방송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라 서울에서 살 수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막상 붙고 나니 집을 구하기도 어려웠죠. EBS가 강남에 있어서 그 근처에 구하려다 보니 전세비 마련도 너무 어려웠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가족 모두가 올라오지 못했어요. 제가 좀 벌면서 형편이 나아져서 집도 늘려서 가족 모두가 같이 살게 됐죠.”

◇ “연기하려고 살도 빼고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이수민은 키 166㎝에 깜찍한 외모를 자랑한다. 현재 한림예술고등학교 1학년이다.

“제가 살을 진짜 많이 뺐어요. 무슨 자신감인지 배우 하겠다고 하면서 사실 저 뚱뚱했어요. 뱃살도 많았고. 부모님도 `너 그렇게 살쪄 어떻게 연예인이 되겠니?`라고 하셨어요.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고 나서 제가 정신을 차렸죠. (웃음) 6학년 때 열심히 줄넘기해서 살을 뺐어요.”

배우를 하는 대신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부모님께 약속도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연기하는 절 뒷바라지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부모님도 용기가 필요했어요. 움직이면 다 돈이잖아요. 또 제가 연기로 잘 안 돼서 그만둘 수도 있잖아요. 그때를 대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고, 중학교 때까지 전교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어요.”

이수민은 `보니하니`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너무 고마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보니하니`를 그만두고 나서 광고는 4편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단다.

“처음부터 배우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연기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 좋고, 많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역적`의 후반부 공신…“힘들게 해낸 만큼 뿌듯”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철부지 여고생을 연기했던 이수민은 `역적`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억도 잃은 채 악의 무리에 놀아나는 `상화`를 연기하며 주목받았다. `역적`은 주인공 홍길동(윤균상 분)의 잃어버린 여동생 `어리니`가 누구인가를 놓고 후반부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이수민은 `옥란` 역의 정다빈과 함께 시청자를 헛갈리게 만들었다.

“저는 처음부터 제가 `어리니`인줄 알았어요. 다른 배우들한테는 비밀이었지만 PD님이 저 혼자 있을 때는 `어리니야~`라고 불러주기도 하셨고요. 다들 다빈이 언니가 `어리니`라고 확신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드라마가 끝까지 함정이 많아서 저도 어떤 때는 `중간에 어리니가 다빈이 언니로 바뀌었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웃음)”

이수민은 “`역적`은 부담이 컸고 힘들게 연기했던 만큼 잘 끝내서 너무 뿌듯하다”면서 “양면성을 가진 상화는 흔히 만날 수 있는 역할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미도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열여섯 소녀는 끝까지 당찼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느끼고 있다”는 이수민은 “빨리 차기작을 하고 싶다. 2년간 복싱을 배웠는데 액션도 잘할 자신 있다. 연기가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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