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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궁합(宮合)은

우정구(객원논설위원)
등록일 2017-04-24 02:01 게재일 2017-04-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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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합은 남녀가 혼인할 때 음양오행설에 따라 상호간에 사주를 보면서 배우자로서 두 사람이 적합한지 여부를 따지는 민간 점술(占術)이다. 유래는 중국의 한나라 때라 한다. 한나라 혜제(惠帝)의 어머니 여후(呂后)가 정권을 쥐고 있을 때의 일이다. 막강한 힘을 가진 오랑캐 흉노족이 한나라 공주를 아내로 삼겠다며 한나라를 위협했다. 그 때 여후와 신하들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것이 궁합이다. 한나라는 “공주를 시집보내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공주가 젊어 과부가 될 형상이라 어쩌면 좋으냐”고 흉노에게 물었다. 흉노도 공주가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다 하니 남편이 일찍 죽는다는 말이나 다름없어 마음이 꺼림칙해 단념한다. 여후는 신하들의 꾀로 흉노의 청혼을 거절할 수 있었다 한다.

궁합은 집 궁(宮)자와 합할 합(合)자의 결합어다. 글자를 풀어 보면 한 지붕 밑에 두 사람이 입을 맞추어 살아간다는 뜻이다. 결혼할 두 사람의 성격과 건강, 취미 등이 맞아 금슬 좋게 오랫동안 해로할 수 있으면 그것이 찰떡궁합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공개적으로 교제를 해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잦아 궁합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황금궁합이라 한다. 새우에 있는 강력한 지방분해 효소인 `프로테아제`가 돼지고기의 단백질과 지방을 소화하는데 적합해 궁합이 좋다. 레스토랑에 가면 스테이크와 같이 나오는 파인애플은 고기의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과당과 구연산 등이 많아 소화 작용을 잘 돕는다하여 궁합이 맞는 음식으로 분류한다. 그밖에 멸치와 고추, 고등어와 무, 콩과 해조류 등 우리가 무심코 먹고있는 음식 속에는 궁합을 고려한 것이 많다. `건강과 맛`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요리법이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15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은 자신이 국민에게 가장 적합한 대통령이라고 열변을 쏟는다. 국민 눈에 쏙 들 궁합이 맞는 후보는 누굴까. 역대 대통령 당선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국민 눈에 맞는 후보가 되는 일은 쉬운게 아니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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