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 15일 콘서트 `디 오리지널`<BR>“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기념선물”
마이크를 잡은 김완선(48)의 몸짓은 경쾌했다.
밴드·코러스와 함께하는 연습인데도 리듬에 몸을 맡긴 듯 `삐에로는 우릴 보고웃지`를 부르며 예쁜 실루엣으로 춤을 췄다. 드러머 신석철 등 연주자들에게 사운드의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내기도 했다.
강렬한 록 사운드로 편곡한 `오늘밤`을 끝으로 공연 연습을 마친 김완선을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그는 1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27년 만의 단독 콘서트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을 앞뒀다.
밴드 멤버들에게 “고생했다”며 살갑게 인사한 김완선과 인근 카페로 옮겨 이야기를 나눴다.
“공연은 1988년, 1990년 두 번 했으니 27년 만이네요. 지난해 30주년을 보내고 이 시간을 버틴 저와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념 선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인들이 100일, 1000일 선물을 주고받듯이요.” 차분한 말투와 서늘하고 고혹적인 눈매는 변함없었고, 표정에는 생기가 돌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왕성하게 신곡을 내고 예능, 영화까지 섭렵하며 보폭을 넓혔다. 17일에는 신곡 `잇츠 유`(It`s you)와 대표곡들이 담긴 앨범 `디 오리지널`도 발표한다.
그는 “30년간 돌고 돌다가 최근 내 자리를 찾아 안착하는 것 같다”며 “30대에는 거의 활동을 안 했고 40대가 돼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완선을 데뷔시킨 음반제작자인 이모 고(故) 한백희 씨의 아들로, 1998년 그룹 오룡비무방 멤버로 활동한 사촌 동생 김정현 씨가 그의 의욕적인 활동을 돕고 있었다.
다음은 김완선과의 일문일답.
- 연습 도중 자연스럽게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던데.
△ 오늘까지 세 번 타이트하게 연습했는데 너무 재미있다. 사실 콘서트란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 미뤄놓곤 했다. 나 같은 경우 노래뿐 아니라 춤도 선보여야 하니 거기에 맞는 연출과 무대, 의상까지 준비할 게 너무 많다. 작년에 제안을 받고 처음엔 거절했다가 팬들이 생각나 1년 만에 성사됐다.
- 공연 감독이 영화 `26년`을 연출한 조근현 감독이라고.
△ 작년 겨울 조 감독님이 연출한 영화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한국 개봉 제목 가제는 `헤이데이`)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나의 첫 영화다. 촬영이 끝날 즈음 콘서트를 준비한다고 하자 감독님이 `편집하고 남은 장면을 공연 영상으로 활용해보라`고 제안하시길래 영감이 왔다. 감독님이 연출하면 뭔가 색다른 공연이 될 것 같았다. 음악도 많이 들으신 분이라 연출 제안을 했더니 `안 해본 장르여서 재미있겠다`고 하셨다. `디 오리지널`이란 타이틀도 감독님이 붙여주셨다.
- KBS 2TV `불타는 청춘`을 보니 배우 류태준 씨가 이번 공연에서 살사를 함께추겠다고 약속하더라.
△ 춤이 없는 김완선은 김완선이 아니다. 하하. `불타는 청춘`에서 류태준 씨와 영화 `더티 댄싱` 춤을 함께 췄는데 리듬감이 있더라. 류태준 씨가 첫 녹화 때 팬이었다면서 구하기 힘든 CD를 갖고 와 사인을 요청했는데, 좋아하는 가수에게 `민폐가 되면 안 된다`고 정말 열심이다. 그래도 살사는 단기간에 춰지는 춤이 아닌데 연습을 한두 번 해보고 걱정을 놓았다. 너무 빨리 배우는 걸 보니 타고났다. 공연이 끝나도 살사 클럽에 갈 기세더라. 하하. 살사가 보는 사람도 설레게 하고 로맨틱한 감정을 끌어내는 춤이어서 나도 이 무대가 기대된다.
- 곧 나올 새 앨범을 소개해달라.
△ 신곡 `잇츠 유`와 2011년부터 낸 싱글을 모아 한 장의 CD에, 내게 저작인접권이 있는 앨범의 대표곡을 두 장의 CD에 모아 총 30곡가량 수록됐다. KW선플라워가 작업한 `잇츠 유`는 정말 내 색깔이 많이 들어갔다. 작년에는 시도하지 않은 스타일로, 발라드인데 EDM 톤이 입혀져 춤도 출 수 있다. 나의 음악적인 방향을 좀 찾은 것 같다. 올해도 꾸준히 싱글을 낼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