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철근 묶는 작업 도중 철근에 맞아 숨져<BR>인천, 무게 1t 철근 구조물 H빔에 맞아 숨져<BR>당진, 컨베이어벨트 라인 설비에 상반신 끼어 숨져<BR> 열연공장 크레인조종사 작업중 숨진채 발견
현대제철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최근 5개월 동안 포항과 인천, 당진공장에서 4명의 근로자가 현장에서 작업 중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숨진 근로자 대부분이 위험노출지역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A씨(55)가 3m 높이에서 떨어진 길이 10m, 무게 1.2t의 철제구조물인 H빔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A씨가 3단으로 적재된 H빔을 옮기는 지게차 옆에서 업무 보조작업을 하던 중 지게차 운전자가 맨 위 3단에 놓여 있던 H빔 2개를 실수로 건드리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28일 당진공장에서는 공장 내 컨베이어벨트 라인에서 원료를 옮기는 통로를 점검하던 협력업체 근로자 B씨(37)가 원료 분배설비에 상반신이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이로부터 1주일 후인 12월 5일 역시 당진공장 내 열연공장에서 크레인 조종사 C씨(35)가 작업 중 숨진 채 발견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지난 1월 공장내 철근을 묶는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근로자가 철근에 맞아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였다. 이러한 사망사고 대부분이 사고 발생 전부터 노조나 근로자들이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시정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사내 안전시스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숨진 근로자 상당수가 협력업체 소속인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지역 노동단체인 `건강한 노동세상`의 한 관계자는 “위험 업무를 하청화해 원청 고용 노동자의 재해율을 낮춰 산재보험료를 감면받으려는 의도”라며 “사실상 협력업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는 “현대제철은 2013년 안전관리인력 확충과 안전시스템 구축에 5천억원 투자 대책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 안전시스템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금까지 근로자 대상으로 주기적인 안전관리 및 사고 예방교육을 펼쳐왔음에도 최근 사망사고가 이어져 안타깝다”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차후 어떠한 사고도 재발되지 않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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