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대세` 김희철, `아는 형님` 등 5개 프로그램서 `종횡무진`
데뷔 초기 스스로 `우주대스타`라고 칭하며 얼굴에 `철판`을 깔았고, SM엔터테인먼트 소속에 아이돌 가수이면서 눈치 보지 않고 돌직구 입담을 날렸다.
“아마 처음에는 할 말 다하는 저를 보고 `저런 버릇없는 애가….`라고 하셨을 거예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그래 김희철이니까`라고 제 성격과 캐릭터를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그는 요즘 `가요계 전현무`처럼 방송가를 누빈다.
JTBC `아는 형님`을 비롯해 MBC TV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 SBS TV `게임쇼 유희낙락`, 채널A `싱데렐라-야식이 빛나는 밤`, 온스타일 `립스틱 프린스` 등 지상파와 케이블을 오가며 5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센 캐릭터인 듯하면서도 과하지않고, 적재적소에 애드리브를 날리는 순발력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그는 “사실 작년쯤 `내가 독한가? 방송에서 착해지고 겸손해져야 하나?`란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며 “하지만 `왜 연예인은 다 착해 보여야 하지?`란 생각이 들었다. 법을 어기지 않고 사고만 안 친다면 악동처럼보여도, 조금 비뚤어져 보여도 솔직한 게 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고민 끝에 소신대로 밀고 나간 덕인지 그는 `센 캐릭터`가 즐비한 `아는 형님`에서 묻히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예능인으로 `열일`하며 자리를 굳혔는데.
△ 월~금요일에는 5개 프로그램을 하나씩 녹화하고 토요일에는 광고 등의 밀린 촬영을 한다. 일요일만 쉰다. 처음에는 `아는 형님`만 하다가 `놀지 말고 일하자`란 생각에 하나씩 더 하다 보니 늘어났다. 중요한 건 프로그램 포맷이 겹치지 않도록 선택했다. 내가 많이 보이면 질릴 수 있는 캐릭터여서 게스트 출연도 자제하고 있다. 한때 움츠러들어 있었지만 요즘 정말 재미있게 살고 있다.
- 왜 방송에서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고민했나.
△ 사실 JTBC `썰전`(2013~2014)에 출연할 때 동료 등 타인에 대해 얘기 하면서 눈치를 많이 봤다.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이라면 착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나란 고민도 했다. 근데 내가 고집이 좀 있다. `너 마음에 안든다`는 사람들까지 맞추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을 다 보고 신경 쓰면 애드리브를 하다가도 기가 죽어서 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이런 내가 이기적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자기 신념에 따라 움직이지 않으면 개성이 사라져 찍어낸 예능인밖에 안 될 것 같다. 솔직한 게 나다. 내가 뭔가를 잘못하면 방송사가 먼저 날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 `아는 형님`의 강호동뿐 아니라 지금껏 예능계의 굵직한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 데뷔 초에 예능 패널로 출연하며 가장 좋아한 분들이 박명수, 탁재훈, 신정환 형이었다.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하하. 난 어릴 때도 `독수리 오형제` 중에 모범적이고 멋진 1호기보다 2호기가 더 좋았다. 유재석 형과는 일을 많이 안 해봤고 지금 같이하는 강호동 형은 대기실을 같이 쓸 때면 날 많이 챙겨준다. 방송에서 내가 되바라져 보이는 말을 해도 웃으면서 받아주고 살려줘 감사하다. 특히 요즘은 이수근 형과 방송을 3개나 같이 해 조언을 많이 듣는다.
- 특히 민경훈과 호흡이 잘 맞던데, 둘이 음원 `나비잠`도 냈다.
△ 둘이 막내 라인이고 사적으로 게임도 같이하며 얘기를 많이 나눈다. 난 록을좋아해 (김)정모와 밴드를 했고 록발라드를 즐겨 버즈의 팬이었다. 경훈이에게 `너랑 나랑 노래 내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냐?`라고 물었더니 옆에 있던 수근이 형이 `둘이 노래하면 재미있겠다`고 하더라. 마침 소속사에 `스테이션`이란 음원 공개 채널이 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작년 11월 낸 `나비잠`은 음원 차트 1위를 했고 4개월이 된 현재까지 멜론 차트 100위권에 있는데.
△ `나비잠`은 인생 두 번째 곡이다. 내가 좋아하는 록 발라드로 차트 1위를 했고 많은 사람이 들으면서 `김희철이 노래 좀 하네`라고 인정해준 곡이다. 좋아하면 닮는지 둘이 목소리가 비슷하다더라. 하하. 연말에 시간이 안 돼 방송 무대를 못한 게 아쉽다.
- 그렇다면, 인생 첫 번째 곡은 뭔가.
△ 슈퍼주니어 정규 7집의 `백일몽`이다. 당시 보컬 예성이가 군 복무 중이어서그 파트를 내가 소화했는데 `백일몽`을 녹음하며 노래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11년 전 슈퍼주니어 `U` 활동 때 음악 방송에서 `삑사리`(음이탈)를 낸 이후 그 트라우마로 노래할 때마다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에겐 `쏘리 쏘리`, `U`, `로꾸거` 등의 대표곡이 있지만 `백일몽`은 내가 다시 노래할 수 있게 해준 최고의 곡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