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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표는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

연합뉴스
등록일 2016-12-28 02:01 게재일 2016-12-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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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근, 영화 `여교사`서 문제의 남고생役… 김하늘·유인영과 호흡
신인 이원근(25)은 어떤 그림이라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은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다.

눈웃음을 치며 해맑은 미소를 지을 때는 영락없는 미소년 같다가도, 때로는 여자들이 기대고 싶은 남자다운 매력을 뽐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를 두고 `분위기가 묘하다`는 평이 많다.

이원근과 대화하다 보면 반전에 놀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면서도 조금편안해지면 `폭풍 수다`를 늘어놓기 때문이다. 이때는 이웃집 아줌마 같기도 하다.

김태용 감독의 영화 `여교사`(1월4일 개봉)에서 두 여교사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남고생 재하로 출연한 이원근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여교사`는 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이 영화 이후 찍은 다양한 작품들이 `여교사`보다 앞서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여교사` 오디션을 볼 때 김태용 감독님과 두 시간가량을 수다를 떨고 대화했어요. 감독님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랐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저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하라는 인물이 사랑받고 싶어하는 캐릭터, 그리고 사랑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죠.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실제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씀드렸죠.”

극 중 무용지망생이기도 한 재하는 두 여자의 사랑과 질투의 대상이 된다. 두 여성이 벌이는 감정싸움의 희생양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선생님 애인이 돼드릴까요?”라며 교사를 농락하기도 하는 영악한 학생이다.

김 감독은 최근 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이원근의 눈빛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하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듯한 매력 때문에 그를 캐스팅했다고 했다.

`여교사`는 자존감이 낮은 한 여교사(김하늘)가 모든 것을 다 가진 후배(유인영)에게 깊은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고 그가 가진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이야기다. 질투와 열등감이 어떤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원근에게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있는지 물었다.

“사람이 누군가에 열등감을 느끼면 그 테두리 안에 갇힌다고 생각해요. 자꾸 비교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니까요. 저는 남들이 가진 좋은 신발 혹은 좋은 옷을 언젠가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열등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원근은 이 작품에서 영화계 대선배인 김하늘, 유인영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이상형이나 멋진 사람을 보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느린 화면처럼 보일때가 있는데, 김하늘 선배를 처음 봤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유인영에 대해서는 “밝은 성격이어서 굉장히 편안하게 대해줬다”고 떠올렸다.

이원근은 두 배우와 베드신도 선보였다. 노출 수위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남고생과 여교사의 정사신이라는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다.

“(베드신 촬영 때) 제가 수줍어하거나 긴장하면 여자 선배들이 힘들어할까 봐 제가 자신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베드신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송재림의 아역으로 데뷔한 이원근은 그동안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2015)와 `굿 와이프`(2016)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그물`에서는 탈북자를 감시하는 국정원 직원,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에서는 동성애 연기를 펼쳤다.

모두 평범하지 않은 배역이다. 개성 있는 감독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도 궁금했다.

“통상 오디션을 볼 때 남들보다 조금 더 절실함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제 목표는 조금씩 성장하는 배우가 되는 겁니다. 어떤 직업이든 늘 정점만 찍을 수는 없잖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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