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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투자 아이디어 두가지

등록일 2016-12-26 02:01 게재일 2016-12-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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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2016년도 저물어 간다. 올해는 중국 디플레 우려를 시작으로 브렉시트, 트럼프의 당선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았지만 그런 혼동에 비해 증시는 평온했다. 그러나 2017년은 증시의 변동성이 예상보다 클 것 같다.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옵션 가격이 저평가된 상태라는 의미이므로 새해에는 VIX를 비롯한 옵션들을 사 볼만 하다.

지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있다. 첫째, 주식수익률과 채권수익률 간의 차이가 지나치게 좁혀졌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 S&P500의 PER이 25배에 달한다는 것은 주식투자수익률이 4.0%(=1/25)에 불과함을 의미한다. 반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5%까지 상승해 있다. 즉 위험자산의 안전자산에 대한 프리미엄(risk premium)이 1.5%에 불과하며, 이 상태로 가다가는 위험자산의 수익률이 안전자산을 하회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발생할지 모른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둘째, 달러와 원자재 가격이 동반 강세라는 점이다. 원자재는 달러로 결제한다. 달러가 강세라는 것은 원자재가 그 만큼 비싸졌음을 의미하므로 수요가 약해지면서 달러표시가격이 하락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모두 트럼프가 심어 놓은 무분별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트럼프 효과는 악마의 유혹과 같아 보인다. 지금은 짜릿하나 나중에 후회하게 만드는 특징을 갖는다. 무모한 재정정책, 그리고 친환경 정책을 거스르는 것 모두가 그렇다. 사실 재정정책을 무리하게 쓰면 나중에 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또 경기순환 사이클이 짧아진다. 즉 우려가 생각보다 일찍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욕심스럽게 돈과 일자리를 가져가면 신흥국가 및 유럽에서 부실해지는 기업이 튀어나올 수 있다. 또한 금리를 올리다 보면 상업은행은 좋을 수 있지만 투자은행 가운데 실패하는 곳들이 생길 수 있고, 고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파산할 수도 있다.

한편 오바마도 재정정책을 쓰고 싶어했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미국 정부부채를 운운하며 반대했었는데 트럼프에는 얼마나 관대한 위선을 베풀 수 있을까? 만일 트럼프의 재정정책 규모가 기대를 하회할 경우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증시를 뒤흔들 것이다. 사실 잠재되어 있는 불확실성은 너무도 많고, 이런 것들이 하나씩 튀어나올 때 증시의 변동성이 증폭되고 옵션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새해 주목할만한 다른 하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다.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관련주들이 폭락했었다. 트럼프가 스콧 프릿을 미국 환경보호국의 수장으로, 그리고 엑슨모빌의 CEO였던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앉힌 것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결사항전을 의미한다. 그들은 지구온난화 증거가 뚜렷하지 않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이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소수 그룹에 속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틀렸다는 과학적 증거가 너무 많다. 예를 들어 대기의 기온을 나이테로 추정할 수 있는 것처럼 바다의 수온도 대합의 무늬로 짐작할 수 있다. 1800년대 산업혁명 이전에는 대기의 기온을 거의 바다 물 온도가 결정했었는데 그 이후 그 추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즉 사람이 잘못을 한 것이다.

트럼프가 신재생에너지를 억제하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들이 있다. 첫째, 신재생에너지 생산단가가 기존 화석연료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즉 신재생을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줄고 있다. 둘째, 모두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고 하는데 미국만 지키지 않으면 홀로 비용 지불 없이 거저 먹는 셈이다. 이 경우 미국은 `왕따`를 당할 것이다. 국제결제에서 달러를 쓰지 않는 국가가 늘어나 달러 헤게모니가 무너지면 미국은 금방 붕괴될 수 있다. 셋째, 노령화될수록 폐가 취약해지므로 신재생에너지를 덜 써서 얻는 비용 절감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헬스케어 비용 증가가 더 클 수 있다. 결국 트럼프가 부리는 고집 가운데 가장 먼저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의외로 신재생에너지 개발 억제 정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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