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충무로 주자` 채서진, 첫 주연작 `당신`과 `커튼콜` 잇단 개봉
상업영화 첫 주연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이하 `당신`)와 지난해 찍은 영화 `커튼콜`이 올 연말 잇달아 개봉되면서 `차세대 충무로 주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채서진을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났다.
채서진은 영화 `당신`에서 국내 최초 여성 돌고래 조련사로 동물원에서 일하는 연아 역을 맡았다. 연아는 변요한, 김윤석이 연기한 수현이 평생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이기도 하다.
채서진에게 스크린에서 본인 연기를 본 소감부터 물었다.
“제 연기요? 글쎄요. 100점 만점에 40점 정도 주고 싶네요. 사실 20점 정도밖에안 되는데 처음 주연한 상업영화인 데다, 노력을 많이 했으니까 그 정도 점수를 줄 것 같아요.”자신을 많이 낮췄지만 채서진은 `당신`에서 두 남자 배우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한다. 무려 1천 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캐스팅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를 보다 보면 누군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사실 채서진은 배우 김옥빈의 친동생이다.
본명은 김고운으로, 2006년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김옥빈의 아역으로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김옥빈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배우 활동을 하면서는 다른 이름을 가져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명소에서 몇 개 이름을 가져와 언니와 함께 가장 부르기 쉬운 이름을 골랐죠.”
김옥빈과 채서진 자매는 사실 외모가 닮았으면서도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김옥빈이 활발하고 강한 인상을 준다면 채서진은 언니보다 더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인상이다.
“주변에서도 자매가 닮긴 닮았는데,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신기하다는 말을 많이 해요. 실제로 언니와 저는 성향도 다른 편이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서도 잘놀고, 집에도 잘 있었죠. 반면 언니는 많이 활발한 편이었고요. 언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스타일이고, 저는 가만히 혼자 있으면서 충전하는 스타일이고요. 하하”
채서진은 그래서 이제는 김옥빈의 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덜 부담스러운 것 같다고 했다.
`당신`에서 연아 역은 27살이다. 22살의 채서진이 캐스팅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또래보다 성숙하고 성숙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중하고 차분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친구들은 저더러 `한결같다`고 하죠. 친구들이 큰 실수를 하거나 방황을 하면 저는 옆에서 천천히 지켜보면서 기다리는 편이죠. 기복이 별로 없는 편이라고나 할까요.”
채서진은 이번 영화에서 연아 캐릭터를 분석하기 위해 연아의 입장에서 일기를 썼다고 한다. 연아가 왜 돌고래 조련사가 됐는지, 어렸을 때는 어떻게 지냈을까 하는 것을 혼자 상상해본 것이다.
“연아가 돼서 상상을 해봤어요. 아마도 어렸을 때 아빠와 동물원에 같이 갔다가 수족관 앞에서 콰당하고 넘어졌을 것 같아요. 그때 수족관 안에 있던 돌고래가 연아를 걱정하듯이 주변을 빙빙 돌았고, 그 모습을 본 뒤 연아는 남몰래 주기적으로 돌고래를 만나러 가면서 조련사의 꿈을 키웠을 것 같아요.”
`당신`에서 채서진과 변요한이 그리는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은 자연스럽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다. 변요한이 09학번, 채서진은 13학번이다.
“학교 다닐 때는 변요한 선배님이 외부 활동을 하고 계셔서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고요. 둘 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서로 노력해서 친해지려고 하기보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분위기에 맡긴 편이었어요.”
채서진에게 본받고 싶은 배우가 있는지 물었다.
“저는 문소리 선배님을 좋아합니다. 영화 `오아시스`와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너무 인상적으로 봤죠. 문소리 선배님이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삶의 마인드 자체도 아름답고요.”
채서진은 배우로서 꿈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즐기지 못하고 자신한테 가혹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는 행복이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황이 안 좋으면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순간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