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대구신세계백화점<BR>내일 개점 앞두고 파장 `촉각`<BR>포항 유통기반 유달리 열악<BR>울산포항고속도 개통 이어<BR>고객유출 악재 될라 `초긴장`
동대구복합환승센터 내 신세계백화점이 15일 개점하면서 포항, 구미를 비롯한 경북도 내 전역이 지역경제의 유출, 이른바 `빨대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관련기사 11면> 매머드급 백화점의 진출 소식에 지역 소비자들은 반색하며 환영하지만 대형 유통점 기반 시설이 취약한 포항 등 인근 도시들은 서울, 부산, 울산에 이어 대구권으로도 상권 잠식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환영 분위기
지난 12일 개장한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KTX 동대구역과 대구지하철, 고속버스, 시외버스를 연결하는 초대형 교통복합시설이다. 여기에 15일 오전 10시30분에 개점하는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영업면적 10만3천㎡로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쇼핑과 외식, 여가생활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문화공간이다.
이곳 지하 1층과 지상 8, 9층에는 서울 가로수길과 서래마을, 대구에서 소문난 맛집과 프랜차이즈 식당 등 40여개의 음식점이 문을 연다. 9층 옥상에는 대형수족관인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을 마련하고 다양한 바다생물 2만여 마리를 전시한다. 관람 및 체험으로 구성된 테마파크도 주목받고 있다. `주라지` 테마파크는 부산 센텀시티의 두 배 크기다.
`매머드급` 백화점 개점에 포항시민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롯데백화점 포항점, 그랜드에비뉴 등으로 쇼핑공간이 한정된데다 복합문화시설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는 포항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유명 브랜드들이 식품관을 비롯해 명품관, 화장품, 잡화 매장에 포진돼 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면서도 다양한 소비층을 아우르는 공간으로서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중장년층 여성들도 반기고 있다. 백화점을 찾는 발길이 인근 동성로를 비롯해 대구의 중심상권으로도 이어질 것으로도 보인다.
워킹맘인 윤모(37·북구 양덕동)씨는 “우리 지역엔 큰 백화점이 하나뿐이라 그동안 비교적 가까운 부산 센텀시티로 쇼핑을 갔었다”면서 “대구신세계백화점에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가 입점하고 아쿠아리움까지 있어 KTX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하니 오가기에도 편리할 것 같다”고 반겼다.
◇포항, 울산지역 유통가 초비상
포항과 울산지역 유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15일부터 31일까지 할인행사와 상품권 증정 판촉행사를 진행한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어린이모델패션쇼도 계획 중이다. 울산지역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울산지역 백화점도 오픈일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로 고객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지역을 달리하는 이들 동종업체는 겉으로는 태연한 표정이지만 고객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특히 도시 규모에 비해 유통기반시설이 유달리 열악한 포항의 경우 최근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 이후 부산과 울산으로 향하던 고객 중 상당수가 대구로도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의류점이 밀집한 중앙상가는 롯데백화점 포항점 개점 이후 시작된 상권 잠식 피해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손형석 포항중앙상가 전 상인회장은 “포항시가 도심활성화에도, 상권 경쟁력 강화에도 번번이 뒷북을 치다가 인접한 도시에 지역경제를 잠식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부국장은 “빨대효과에 대한 우려에서 나아가 전통시장과 마트, 백화점처럼 각 유통업계가 소비층을 분리해 이용자의 연령, 소비패턴 등을 분석하고 그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