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선 싹쓸이에 대형 트롤어선 불법조업·어황 부진·기상악화까지…<bR>태풍 `차바`로 발묶인 오징어 어선<bR>유류비도 겨우 맞출 판에 `악재`<bR>어민은 물론 관련업종 파산 우려
【울릉】 울릉도가 근해 기온상승으로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가운데 태풍 제18호 차바 (CHABA)의 영향으로 동해상에 기상이 악화돼 3일째 조업에 나가지 못한 어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울릉도 특산물 오징어가 북한 수역 중국어선의 싹쓸이도 모자라, 국내 대형 트롤어선의 불법조업, 기온상승에 따른 어황 부진, 기상악화 등 4중고로 어업인들이 파산 직전에 놓였다.
최근 출어한 울릉도 어선 해룡호(6.16t)는 큰 오징어 16축(1축 20마리), 작은 오징어 23축, 부흥호(15t)는 이틀 동안 대·중·소 합쳐 70여 축, 태평호(9.77t) 대 24축, 중 39축을 잡아 유류비를 겨우 맞췄다.
예년 이맘때 대부분의 어선은 150축 이상 많게는 700축 정도의 오징어를 잡아 울릉수협 저동위판장은 오징어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오징어가 너무 안 잡힌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현재 중국어선 수백 척은 북한 원산 앞바다에서 그물을 이용해 싹쓸이 오징어 조업을 하고 있다. 오징어는 회유성어종으로 성어가 되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데 오징어 길목에서 싹쓸이 조업을 해 울릉도로 내려오는 오징어가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부산, 경남, 동해 트롤어선들도 불법으로 그물을 이용,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다. 울릉도 어민들은 “어업지도선이 트롤어선을 단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징어 흉어에는 바다 기온의 상승도 한몫하고 있다. 김윤배 울릉·독도해양과학기지 박사는 “오징어 형성 적정수온은 15도 내외지만 현재 울릉도 근해 표층수온은 22~23도 내외”라며 “울릉도를 중심으로 난수성 소용돌이가 발달해 적정수온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민 K씨(63·울릉읍)는 “이런 상태라면 어민은 물론 오징어 관련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생활고에 내몰릴 것”이라며 “어민들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