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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 추석 극장가 압도적 싹쓸이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6-09-19 02:01 게재일 2016-09-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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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 하루 최대 86만명 동원<BR>빠른 흥행 속도에 천만영화 기대

올 추석 극장가의 최종 승자는 영화 `밀정`이었다.

강우석 감독의 `고산자, 대동여지도`와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은 일찌감치 빗나갔다.

말 그대로 `밀정`의 완승이었다. 세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명작을 리메이크한 `벤허`와 `매그니피센트7`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밀정`의 흥행 독주를 막지는 못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김지운 감독의 `밀정`은 17일 하루 동안 73만6천911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수는 558만4천270명으로 6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금까지 이 영화가 벌어들인 돈은 460억원이다.

`밀정`의 총 제작비는 140억원으로, 손익분기점(BEP)인 420만명을 이미 넘기며 제작비 전액을 회수했다.

특히 `밀정`은 개봉 11일 만에 500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영화 `변호인`(13일)과 `국제시장`(15일)보다 빠른 흥행 속도를 보여줬다. 역대 추석 흥행작인 `광해, 왕이 된 남자`(18일)와 `사도`(16일)의 기록도 크게 앞섰다.

이에 따라 `밀정`이 기세를 더욱 올리며 천만 영화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많은 팬층을 거느린 김지운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공유의 조합,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물이라는 점에서 `밀정`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된 터였다.

개봉 전부터 50%가 넘는 예매율을 보이는 등 관객들의 기대감도 높았다.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김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주·조연 배우들의 호연 등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극장 주 관객층인 20~30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골고루 높은 호응을 얻었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하루에 최대 86만명의 동원하며 관객을 싹쓸이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밀정`의 관객 쏠림 현상은 경쟁 상대로 꼽히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누적 관객 78만 명·박스오피스 4위)가 예상보다 힘을 받지 못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밀정`을 만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최재원 대표는 “요즘 젊은 관객들은 빠른전개와 영화 속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재미, 그러면서도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에 관심을 둔다”면서 “`밀정`은 이런 점을 모두 충족한 영화”라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무협물로 시작해 액션과 코믹, 서부극, 캐릭터 드라마 등을 한 작품 속에서 물 흐르듯 녹여낸 김지운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에도 관객들은 후한 점수를 줬다.

주연인 송강호·공유뿐만 아니라 조연인 엄태구와 특별출연한 이병헌, 박희순까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각각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 점도 흥행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밀정`의 흥행은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처음으로 투자·제작한 한국영화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5월 700만명 가까이 동원한 이십세기폭스의 `곡성`에 이어 `밀정`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영화 제작에 직접 뛰어드는 할리우드 직배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등 그간 한국영화 시장을 지배해온 국내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앞으로 할리우드 직배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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