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양·당진 등서도 합세 4천명 이상 참여<br>거리행진 후 밤샘행사…교통통제로 시민 불편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의 대규모 집회로 포항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시민과 포스코를 비롯한 공단기업체, 공공기관들은 지난 2006년의 포항건설노조 파업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임단협 협상이 결렬되자 지난달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9일 대규모 거리집회를 시작으로 집회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9일 오후 5시께 포항시 남구 해도근린공원에서 열린 건설노조 집회에는 울산, 광양, 당진 등지에서 버스를 이용해 올라온 노조원 4천여명(경찰 추산)이 합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원들은 집회를 마친 뒤 형산큰다리를 지나 현대제철 앞까지 거리 행진한 뒤 다시 해도근린공원으로 돌아와 촛불을 들고 밤샘 집회를 계속했다. 노조원들은 거리행진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형산교에서 연좌농성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재에이내 농성을 풀면서 극렬한 충돌사태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이날 집회로 이 일대 교통이 통제돼 출퇴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건설노조는 이어 10일 오전 포스코 본사 출입문과 1문, 2문, 3문 등지에서 대체인력 출입저지 등 선전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집회에 앞서 건설노조 간부들과 면담을 갖고 원만한 협상을 제의했고 포스코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본사 출입문 통제 등 비상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에 대비해 전국 경찰 기동대 30개 중대(2천500여명)를 동원해 노조원들의 불법 시위에 대비하고 있다.
포항에서 노조원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2006년 6월 30일 포항건설노조는 파업을 결의하고 82일간 투쟁하는 과정에서 포스코 본사 점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조원 5천여명과 경찰 64개 중대 6천500여명과 충돌이 발생해 경찰과 노조원 150여명이 다쳤고 시위노동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도 났다. 이 사태로 건설 노조원 63명이 구속되고 103명이 불구속됐다. 포스코는 공사 지연에 따른 직·간접적 손실과 대외 신뢰도 하락 등의 피해를 입었다.
포항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난 2006년의 포스코 점거사태를 기억하고 있는 포항시민들은 이번 플랜트노조의 집회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노사가 원만한 협상으로 적대적인 강경투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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