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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노래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6-27 02:01 게재일 2016-06-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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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당시 학교 건물은 군대가 징발했고, 학생들은 칠판 메고 냇가나 나무그늘을 찾아다니며 `야외수업`을 했다. 공부가 제대로 될 리 없고 한 나절 군가나 부르다가 집에 갔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이 몸이 죽어가서 나라가 선다면` 이런 섬뜩한 노래들이었고, 제일 열심히 불렀던 노래가 박두진 작사 김동진 작곡의 6·25 노래였다. 그 기념곡은 곡절도 많았다. 60년대까지 열심히 불렀던 그 노래는 80년대 운동권시절을 거치면서 숨을 죽였다. 원한을 쌓기보다 화합하자 했고, 좌파정권 10년 간`잊혀진 노래`가 됐다. 그런 노래를 입에 올리면 `민족화합을 해치는 자`로 찍혔다. 군가도 `부드러운 가사`로 변해갔다.

그러다가 또 한번의 변화가 왔다. `북핵`을 규탄하는 경제제재에 온 세계가 동참하게 된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를 시작으로 우리도 대북 제재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북은 우리 대통령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고, 핵폭탄을 실어 나를 미사일 실험발사를 계속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어쩔 수 없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이번 6·25전쟁 66주년 기념식의 분위기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6·25 노래`가 그 어느때보다 힘차게 울려나왔다. 서울 강남구청은 24일부터 25일까지 이 노래를 틀고, 참전용사의 넋을 기리는 방송을 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맨주먹 붉은피로 원수를 막아내어/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했던 날을//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불의의 역도들을 멧도적 오랑캐를/하늘의 힘을 빌어 모조리 쳐부수어/흘려온 값진 피의 원한을 풀으리//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서/다시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게 하기를//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겨레”

노랫말 속에 6·25의 역사와 의미가 다 들어 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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