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는 한반도는 애당초 `단일 국가 건국`이 불가능했다. 남한은 1948년 5월 10일 정부를 수립, 이승만을 초대 대통령으로 뽑았고, 북은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세웠다.
그 해 12월 12일 제3차 유엔 총회는 “대한민국을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로 결의했다. 순리로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한 소련 스탈린과 북한 김일성은 “미 제국주의로부터 남조선을 해방시키겠다”며 `6·25 조국해방 전쟁`을 벌인다. 이 사실은 헝가리와 구소련이 최근 공개한 비밀 외교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중국은 최근 영화 `삼팔선`을 상영했다. “분열돼 있던 한반도에서 내전이 발발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내전`으로 규정한 것이다. 38선 부근에서 잦은 국지전과 소규모 충돌이 일어나다가 급기야 전면전으로 번졌다 하는 것이 중국정부의 `공식입장`이고, 내막을 알고 있는 중국 역사학자들도 이 공식입장에 벗어나는 말을 입밖에 내지 못한다. 소련과 중국이 김일성을 앞세워 전쟁을 벌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감춘다. “미국이 6월 27일 전쟁에 개입하면서 `내전`이 `국제전`양상을 띠게 됐다”면서 미국에 확전의 책임을 돌린다.
영화 `삼팔선`에는 국군 포로를 석방하면서 “우리는 미군의 침략에 맞서는 것이지 한국군과 싸우는 게 아니다”란 대사도 나온다. 그리고 6·25때 전사한 중국군 유해 437구가 귀국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끝난다. 사회주의 국가들의 역사왜곡은 고질적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