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뭐길래`, `아들과 딸`, `대장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들을 떠올릴 수 있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피폐해진 민중의 정서를 달래준 것들이다. 한류드라마가 중국에서 어떻게 그런 흥행을 기록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지치고 고독한 군중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스킬(skill)이라 대답하고 싶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드라마가 없었다면 민중은 더 많이 분노하고 폭동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산업화 속에서 지쳐가는 군중을 달래야 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은 중국의 선배다.
그런데 한국의 드라마 제작업체들은 변변한 이익을 내지 못했다. 그 이유는 제작비용이 엄청나서 실패시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워 대형 방송국의 하청업체로 일 하다가 홀대 받기가 일쑤였다. 유능했던 드라마 프로듀서인 김종학씨의 자살 배경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금조달이 훨씬 수월해졌다. 그 결과 더 많은 드라마 제작 경험을 갖게 되고 흥행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PPL(Product Placement) 광고가 드라마 제작사들의 이익에 큰 보탬이 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제작사 NEW가 제작한 `태양의 후예`의 실적 기여도가 2분기에 드러날 예정인데 PPL광고가 큰 몫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TV를 보다 광고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게 된다. 강요받는 것 같아 스트레스가 된다. 반면 인기있는 드라마 속에 녹아있는 PPL은 저항감이 없다. 광고주들도 거부감이 있는 기존 미디어 광고에서 서서히 PPL등 시청자들이 원하는 광고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특히 VOD (Video On Demand)를 통해 드라마를 두고두고 시청하게 되면서 PPL광고도 반복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편 인구의 노령화가 심해지며 빈곤의 문제가 커진다. 노후를 대비하려고 더 많은 저축을 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펀드에 편입된 자산(AUM) 규모는 성장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제는 너무 늙어 펀드 환매를 통해 생계비를 얻어 써야 하는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신경제가 뜨고 있지만 이는 비효율적인 구경제의 시설과 고용을 먼저 밟는다. 결국 인류는 비용을 절감해야 하며 그 해법으로 등장한 것이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이다.
음악 콘텐츠의 경우 다운로드(download) 받는, 즉 음원을 사는 애플의 i-Tunes는 위축되는 반면 듣고 싶을 때 저가의 비용을 내고 스트리밍(streaming) 받는 Spotify가 성장했다. 이제 대세는 소유에서 공유로 옮아간다.
드라마 콘텐츠도 Netflix처럼 스트리밍이 대세이다. 그러려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애플은 타임워너(Time Warner)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 스트리밍 서비스는 저가이므로 인구가 많은 쪽이 절대적으로 큰 시장이다. 아시아는 세계 전체인구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여기서 한국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점에서 Netflix도 한국 드라마 콘텐츠의 가치를 높게 볼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음원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인 유튜브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Netflix라는 세계적인 드라마 플랫폼이 뜨고 있으며 이는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Netflix도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전에 드라마 콘텐츠를 한국에서 제작해 품질을 검증 받고 싶어하는 눈치다.
그러나 한국의 드라마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기업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즉 주주들의 부에 반하는 행동을 언제든 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일각에서는 “누가 딴따라 아니랄까봐….”하는 비난도 쏟아낸다. 한국의 드라마가 세계 속에 우뚝 서려면 가장 기본적인 부분부터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