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개교 중 104곳 우레탄트랙 납 기준 초과<BR>67배나 높은 곳도…교육청, 사용중단 지침
최근 유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우레탄 트랙`을 놓고 대구·경북지역 학교에서도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교육청이 발표한 중간 결과에서 이미 상당수 학교의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학교 중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곳은 초등학교 86개교, 중학교 25개교, 고등학교 49개교, 특수학교 1개교 등 총 161곳이며 해당 학교에 대해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가 완료된 95개 학교 중 62개 학교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KS기준 90㎎/㎏)를 초과해 당장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3개 학교만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에서는 9일 현재 13곳(초 7, 중 3, 고 3)의 검사가 완료됐고 이중 납성분이 6천76㎎/㎏를 초과(기준치의 약 67.5배)하는 학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학교는 오는 22일까지 검사 결과를 포항교육지원청에 보고할 예정이며, 24일 이후 도교육청의 도내 전수조사 집계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의 중간 조사 결과에서도 42개교가 납 성분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유해성 검사를 의뢰한 전체 134곳 중 검사가 완료된 학교는 78곳(초 45, 중 13, 고 17, 특 3)으로, 이 중 42곳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이 중 한 학교는 기준치보다 36.6배나 높은 수치를 보이며 심각한 우려가 되는 상태다. 대구시내 학교의 전체 유해성 검사 결과는 오는 20일께 나올 예정이며, 대구교육청은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학교에 대해 전면 사용 중단 조치를 내렸다.
도교육청은 현재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에 대해 우레탄 트랙 개보수가 완료될 때까지 운동장 출입을 금지하고, 학생이 우레탄 트랙에 접촉하지 않도록 전면 차단을 한 경우에 한해서만 운동장을 사용하도록 조치했다.
아직 검사를 완료하지 않은 학교에는 손씻기와 트랙 접촉 금지 등 사용에 유의하고, 검사 결과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즉각 운동장 사용을 중지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의 건강인데다, 더불어 당장 강당이나 체육관이 없는 곳은 체육활동이나 야외수업에도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어 학교 및 교육기관의 골치가 더욱 아픈 상태다.
특히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전국 초·중·고등학교 운동장 중 우레탄 재질이 사용된 운동장이 2천811곳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수백에서 수천억의 예산을 확보해야 할 상황.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나 지역교육청이 예산 부담을 두고 의견차를 보임에 따라 불량 우레탄 교체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덜 나왔지만 경북에서만 최소 100곳 이상의 검출을 예상하고 있고, 자칫하면 전국시도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교체 예산을 확보해야 할 수 있어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훈·심상선·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