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후 매달 통장개설자 절반이상 줄어들어<bR>아파트공급 과잉 우려·감액불가 등 영향으로<bR>은행원 가입 권해도 고객들 손사래치며 거절
청약통장이 불경기 속 재테크 전략으로 각광받으며 올해 전국 가입자 2천만명 시대를 맞았으나 유독 포항에서는 가입자 수가 급감하는 등 시들하다.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청약통장은 지난해 포항 분양시장 열기와 더불어 지역 에서 큰 인기를 누렸으나 `전매`, `묻지마 투자` 등 여러 허점(虛點)이 속속 드러나면서 시들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포항 청약통장 가입 16만6천명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지난 2015년 기존의 청약저축, 청약 예·부금을 흡수, 통합한 청약통장으로 공공·민영주택 등 모든 신규분양 신청 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직장인들을 위한 자산운용관리의 첫걸음이자 절세(節稅)상품으로 주목받으며 출시 이후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그 결과, 지난 1월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천만명을 기록했다. 1인 1계좌로 한정돼 있어 국민 10명 중 4명꼴로 청약통장을 개설한 셈이다.
경북지역의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 4월말 현재 기준 총 72만6천102명으로 최근 7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포항시의 상황은 달랐다. 올해 가입자 수가 하락한 데 이어 청약통장 개설 증가폭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6년 1월말 포항시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16만6천978명으로 2015년 12월말(16만7천659명)보다 681명 줄었다. 청약통장 통합운영 이후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한데다 종전 매달 3천~4천여명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도 크다. 이후 청약통장 가입자 상승폭은 2월 들어 1천146명으로 반등했지만 3월말 431명, 4월말 414명 증가에 그쳤다.
국민은행 포항남지점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는데 특히 아파트 분양 신청이 끝나자 해지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올해는 유난히 청약가입을 권하면 `집값도 떨어지고 분양 신청할 곳도 없다`고 사양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국 1순위 가입자 57%
지역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만능통장`의 운영방식도 청약통장 인기에 영향을 미쳤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과거 청약예금과 달리 감액, 즉 금액을 일부 인출해 예치금을 줄일 수 없다. 부분 인출을 위해선 통장 해지 후 재가입해야 하는데, 이때 수도권 외 지역은 가입 후 6개월이 지나야 생기는 1순위 자격도 함께 상실된다.
`1순위`의 가치도 떨어졌다. 정부가 주택경기를 살리고자 청약 1순위 자격을 종전 2년에서 6개월~1년으로 줄이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말 전국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는 전체의 57%를 차지한다. 최근엔 청약통장의 고(高)금리 매력까지 쇠퇴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대구 등 청약열풍이 뜨겁던 곳도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 일어나고 있는 지방주택시장의 크고 작은 이상 지표들을 보면서 몇 년간 호황을 누리던 지방시장에 대한 무분별한 묻지마 투자유형이나 단기시세차익을 챙기려는 분양권 전매거래 관행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