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체전 임원 공백 사태 자초에 아직도 임원진 구성 진척 없어<BR>“지역 체육계 홀대” 빈축
포항지역 체육인들 사이에서 포항 체육계 수장인 이강덕 회장(포항시장)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도민체전을 앞둔 시점에도 상임부회장 등 임원진을 구성하지 않는 등 임원 공백 사태를 스스로 자초함은 물론 체육계에 대한 관심이 전임시장에 비해 크게 떨어져 체육 발전은 커녕 포항 체육계를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지난 3월 중순 통합 포항시체육회를 출범시키고, 이강덕 포항시장을 통합 시체육회 통합 회장으로 추대했다. 아울러 통합체육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부회장 및 이사 등 임원 선임 권한을 회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강덕 시장은 현재까지도 상임부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체육회 임원 선임권을 부여 받은 직후 이 시장은 상임부회장을 비롯한 임원 구성에 나섰지만 차일피일 미뤘다. 당시 4·13 총선을 얼마 남지 않아 차기 국회의원의 눈치를 봤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3월 중순인 당시, 포항북 선거구에서는 전 박승호 포항시장과 김정재 당선인이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당선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더군다나 두 후보자 캠프에는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었다.
이에 지역 체육계 일각에서는 이강덕 시장이 차기 국회의원 당선자와 향후 포항 체육 행정을 위한 긴밀한 협조를 위해 임원 구성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다 포항 지역에서 활동한 기간이 짧은 이 시장으로서는 체육계 전반을 둘러보는 중요한 자리에 자신을 대신 할 믿을 수 있는 인사를 쉽게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체육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역 체육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상임부회장은 시장을 대신해 체육계의 실질적인 리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다. 고향만 포항일 뿐 지역 사회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는 이 시장이 자신의 수족처럼 믿고 쓸 인사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임원 구성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포항 체육계는 그 동안 걸어온 이강덕 시장의 체육 행보에 반감을 갖고 있지만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하며 속을 앓고 있다.
도민체전에 앞서 체육계에 대한 홀대가 절정에 달했지만 시로부터 각 종 지원금을 받는 단체로서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쉽게 떨쳐 내지 못하기 때문.
한 체육인은 “시민 대표를 위해 도민체전에 참가하는 선수에 대한 회장의 격려가 예전만 못했다. 선수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그렇다고 현 회장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다면 향후 포항시의 각 종 지원금과 관련해 보복을 받을 수 있어 아무런 얘기도 못하고 있는 게 지금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체육인은 “포항시체육회 상임부회장 등 임원진이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8연패를 달성 한 게 원망스럽다. 25개 각 종목 지도자 및 임원진의 노력을 포항시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으며, “체육은 도시의 자존심과 비례한다. 도시의 격을 높이는 체육 행정에 대해 현 회장이 외면하고 있어 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김기태기자 kk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