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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병사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29 02:01 게재일 2016-04-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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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방유치원`이란 신조어가 생겼다. 군대 간 아들을 따라다니는 `헬리콥터 맘`과 함께 생긴 말이다. 동료 병사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 부하 병사까지 무시하고 왕따시켰던 일을 복수하려고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트렸던 저 `임 병장·윤 병장 사건`이후에 생긴 현상이다. 요즘 부대에는 `중대 밴드방`도 있고 `카카오톡 단체방`도 있다. 부모가 수시로 접속해 자식의 근황을 낱낱이 파악한다.

제대 앞둔 `병장`은 `준장`과 안 바꾸고 `일등병`을 `일등별`이라 부른다. 훈련받다가 어디 조금 다쳤다 하면 훈련병은 이를 찍어 휴대폰 통신방에 올리고 부모는 당장 중대장에게 항의전화를 건다. 한여름에 완전군장하고 구보를 시켰다 하는 날이면 통신망이 마비되고 보약·통닭·떡 보따리를 든 부모들이 면회소를 가득 채운다. 실연한 병사가 휴가를 가는데, 장교가 동행하기도 한다. 혹시 술 먹고 사고 칠까 해서다.

포항 해병대1사단 소속 자주포가 훈련장으로 가다가 5m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져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지점은 9년전에도 추락사고로 1명이 생명을 잃고 5명이 중경상을 입은 곳인데 지형이 험악해서 베테랑 운전병도 이 지점을 지날 때는 손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되는 곳이라 한다. 위험이 상존하는 지점인데도 군과 포항시는 이를 방치해 왔다. 이러니 `헬기 맘`이 부대 상공을 항상 맴돌지 않을 수 없고 이런 군대를 가지고 북한군과 맞서 싸울 수 있겠나 하는 걱정의 소리가 나온다.

“21세기의 전쟁은 인공지능 병기와 로봇 병사가 싸우는 전쟁이지 사람이 직접하는 전쟁이 아니다”한다. 구글이나 테슬라 같은 AI연구소들이 개발한 기술을 군부대가 이용한 지 오래다. 무인장갑차·무인헬기가 돌아다니고, 로봇병사가 총들고 전쟁에 나서는 시대다. 방사능이나 생화학물질이 살포된 지역에는 로봇이 투입된다. 러시아는 2017년까지 무인공격차량을 실전에 배치하겠다고 한다. 국방유치원시대, 자주포가 언덕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시대에 로봇병사·AI병기는 필수적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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