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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로봇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19 02:01 게재일 2016-04-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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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로봇이 공장장에 취임할 날도 멀지 않았다. 제품을 만들 원료가 떨어져갈 무렵 `원료값이 가장 많이 떨어질 때`를 알아서 대량 구매할 수 있고, 생산속도가 단 1초씩 늦어질 경우에도 사람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지만 AI공장장은 당장 감지하고 고장의 원인을 밝혀낸다. 이렇게 로봇공장장은 매우 효율적으로 공장을 운영한다. 그러나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손해가 나더라도 생산을 계속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로봇은 `효율적 판단`은 잘 하지만 `비즈니스적 판단`은 못 하므로 이때만 `사람공장장`이 손을 보탠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선진국들은 10~20년 사이에 살인로봇이나 무인무기(드론 등)를 실전 배치할 것”이라 했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한국 등 40여 개 국가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장착한 전투용 로봇 개발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아예 대놓고 “기관총과 센스, 레이저 등을 장착한 인공지능로봇을 2020년까지 개발하겠다” 공언했다. AI저격수가 무서운 것은 그 `소유자`를 모른다는 것이다. 누가 살인을 지시했는지 알 수 없으니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흡사 마피아 영화`대부(代父)`처럼 인간세상은 서로 죽이는 난장판이 되고 만다. 세계적인 과학기술자 1천여 명이 이미 예언한 지구촌 미래다.

일본정부는 오는 29일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보통신장관회의에서 `AI개발 국제규약`을 제정키로 했다. “AI개발자는 8개 원칙을 준수해야 하는데, AI가 사람의 신체 생명에 위해를 가해선 안 되고, AI가 통제불능에 빠졌을 때 오류가 생긴 회로를 수정하도록 긴급 정지명령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또 악의를 가진 사람이 AI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핵무기는 이미 `구식`이다. 누구든 인류 공멸을 원치 않기 때문에 수소폭탄은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살인로봇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이것이야 말로 `현존하는 위협`이다. `AI무기 규약`을 만들어봐야 북한이 준수할 리 만무하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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