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치혐오를 표현한 미국 유머 한토막이다.
이번 20대 총선은 극도의 정치혐오증과 정치무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투표율이 저조할까봐 정부는 맹렬히 투표참여를 독려했다. 야당의 경제활성화법안 발목잡기도 용서할 수 있고, 당이 갈라져도 그냥 보아넘길 수 있어도, 여당이 파를 갈라 세력다툼을 하는 꼴은 볼 수 없다 해서 국민이 이번에 정치판을 뒤흔들어버렸다. `공천이 바로 당선`이라는 선거풍토 때문에 여당은 계파끼리 공천전쟁을 벌였고, 유권자의 선택권은 안중에도 없었다. 여당은 12년간 태평성대를 누리는 동안 오만과 무사안일이 뼛속 깊이 자리잡았다. 뒤늦게 아차! 하고 길바닥에 무릎 꿇고 사죄를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국민은 용서하지 않았다.
검찰과 법원도 불법당선자를 삼엄하게 심판할 기세다. 특히 터무니 없는 소문을 만들어 상대를 흠집 낸 흑색선전자들이 이번에는 유난히 많았다. 부장검사가 진두지휘하고, 법원은 4개월만에 당선무효를 선고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사범은 으레 질질 끌다가 4년 임기 마칠 즈음에 유죄 선고하던 과거의 관행은 이제 없다. 불법 선거가 근절되지 않고는 정치혐오증을 치유할 길이 없다.
/서동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