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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무너진다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14 01:34 게재일 2016-04-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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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조 세조는 측근관리를 잘 했다. 민심이 등을 돌리자 세조는 `핵심 해바라기들`을 극진히 끌어안았다. “저 공신들 말고는 나를 지켜줄 세력이 없다”며, 측근들에게 갖은 특혜를 주었는데, 살인까지도 묵인할 정도였다. 김정일도 통치자금을 `선물정치`에 많이 사용했다. 외제 승용차·금시계·고급양주·희귀식품 등을 선물로 주어 측근을 다독였다. 그래서 핵심 간부들의 탈북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아버지와 반대로 나갔다. 장성택을 비롯해서 측근들을 줄줄이 숙청하고 일반국민에게는 `친근한 령도자`가 되려한다.

김정은 집권 5년 간 측근 간부 130여명을 처형하자 “태양에 가까이 가면 타 죽고, 너무 멀어지면 얼어 죽는다”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지난 2년 간 남으로 귀순한 고위층이 20명을 넘겼다. 최근에는 고위층 자녀 13명이 한국에 왔고, 7명 가량이 중국에서 대기 중이라 한다.

이들은 여권을 가지고 있어서 `합법적인 탈북`을 하므로 중국 정부가 간섭할 이유가 없다. 태국 등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중국을 벗어난 후 방향을 틀어 한국으로 오면 된다. 중국은 북한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1990년대 100만명 이상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이 있었고, 그 때 유아기를 보낸 `굶주린 세대`가 지금 20세 30세인데, 이 청년들이 지금 탈북을 감행한다. 요행히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당보다 돈에 충성하는 법”을 몸에 익혔다. 장마당을 통해 들어오는 외부 정보를 다 듣고, 휴대폰을 통해 `북의 거짓선전과 한국의 실상`을 알게 됐다. 더이상 노동당의 선전선동을 믿지 않는다.“미사일 쏘지 말고 쌀을 달라” 하는 `큰일 날 소리`를 태연히 하고, 이심전심으로 “한국으로 가자”는 의견에 동의한다.

고위 실세들은 숙청당하지 않기 위해 탈북하는데, 그들은 고급정보와 달러를 가지고 넘어온다. 간부들의 자녀들은 노래 춤 미모 같은 예능을 가지고 한국에 온다. TV와 영화가 그들을 문화융성에 활용하니 쓰임새가 높다. 미친 철부지의 공포정치가 자멸을 자초하고 있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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