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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기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6-04-07 02:01 게재일 2016-04-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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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시인 노천명은 어릴때부터 잔병치레가 잦았다. 어머니는 누워 있는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노 시인이 문학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어머니의 책 읽어주기`에서 나왔다. 미국은 초등학교 2, 3학년을 대상으로 `책 읽어주기 자원봉사팀`을 운영한다. 3학년까지 못 읽으면 점점 공부에 흥미를 잃고 학교 적응력이 떨어져서 고교 중퇴, 대학 진학 포기자가 된다. 그래서 명망 있는 인사들이 시간을 쪼개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한다.

영국 서식스대 연구팀은 “책을 큰 소리로 읽으면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하는 것보다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라 했다. 영국 국립독서재단도 “잠들기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는 아이와 유대관계가 더 끈끈하고 직장에서의 업무 습득력, 자신감, 자존심 등이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를 냈다. 그리고 엄마보다 아빠가 읽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아빠는 사회에서 보고 들은 것이 많기 때문에`책 내용`만 읽는 것이 아니고 경험을 곁들여 `살`을 붙여 주므로 아이들이 훨씬 재미 있어야 하기 때문.

10년 전부터 대구시교육청은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벌이고 있다.“모두가 책을 읽는다·매일 읽는다·좋아하는 책을 읽는다·읽기만 하고 독후감은 쓰지 않거나 딱 한 줄만 쓴다”하는 기본원칙 4개가 있다.`독후감 쓰기`는 학생들이 부담스러워하므로 `자유`에 맡긴다. 결과는 놀라웠다. 지난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전국 4% 정도였는데 대구는 1.7%이고, 전국 평균 학업 중단율이 5.79%였으나 대구는 0.5%에 그쳤다. 10분 독서운동을 통해 아이들이 풍부한 어휘를 습득하고 더 세련된 표현력을 길러서 글쓰기나 토론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대구시교육청은 `아마도`인문학 프로젝트를 시작한다.“아빠 엄마 도와주세요”를 줄인 말이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자는 것이다. 저녁 식사후 식탁에서 책을 읽어주고,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자녀와 함께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본받을만한 운동이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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