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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에 눈 떠야 할 때

등록일 2016-04-04 02:01 게재일 2016-04-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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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 김학주 한동대 교수·글로벌에디슨아카데미학부

아인슈타인은 정신 이상을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미국 연준(Fed)은 이번에도 금리 인상을 포기하면서 좀 개선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미국은 정신이상일까?

미국만 보면 이제는 시중에 풀린 돈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커졌다. 수익률이 나는 투자처가 드문 가운데 돈이 쓸데 없는 곳에 투자되어 나중에 부실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 물가도 목표치에 근접하고 있다. 이제 금리인상 압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보류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부실 자산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털고 갈 수 없는 규모이다. 신용등급 CCC 미만의 불량채권이 2015년 2천90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또 숨겨진 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Credit Swiss는 과거 성장기에 재미를 봤던 은행 고유계정(Proprietary desk)의 파생상품을 제거하고 UBS처럼 소매금융(Private Banking)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런데 복잡하게 엮여있는 파생상품을 푸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만큼 숨겨진 부실이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얼마 전 도이치뱅크 사태가 우연이 아니다. 세계 금융기관들이 작은 충격에도 휘청거릴 수 있을 만큼 위험자산을 갖고 있다.

이런 부실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려면 소비가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돈을 풀어도 소비가 늘지 않고 저축을 하는 이유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실직이다. 먼저 은퇴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지금의 성장 패턴은 과거와 분명히 다르다.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마찰적 실업이 길어지고 있다.

문제의 해결방안은 첫째 사회보장 강화이다. 고성장기에는 경쟁을 시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면 저성장기에는 소득재분배를 통해 소비자를 안심시켜야 한다. 부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버는 돈을 빼앗아 서민들에게 나눠주어야 한다. 대표적으로 기업의 탈세를 막아야 한다. 과거 제조설비가 필요 없는 글로벌 IT기업들이 조세피난지역(tax haven)에 본사를 두어 탈세를 했지만 지금은 그들의 실효세율이 두 배로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도 부의 재분배로 볼 수 있다. 빚으로 고생하는 분들의 부담을 잉여 자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돕는다고 생각하자. 이런 측면에서 저금리는 당분간 고착화될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자산의 수익률은 낮을 수 밖에 없다.

둘째, 창업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돈이 유망한 신생기업(start-up)들을 키우기 위해 흘러 들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 118곳 중 59%가 향후 재래식 자산 비중을 줄이고 PEF 등 장기적으로 절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펀드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신규 상장(IPO)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줄고 있다. 돈이 풀려 여러가지 자금 조달 방법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주주보호를 위해 심하게 간섭하는 거래소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오히려 좋은 기업은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린다. 즉 투자할만한 기업이 거래소 밖에 많아진다. 한편, 한국의 경우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들은 역량 있는 비상장기업을 발굴하여 인수한 뒤 투자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던 과거에는 직장만 성실히 다니고, 투자는 남들이 하는 대로 흉내만 내면 실망스럽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따라 할 만한 기존 자산들의 투자수익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인구가 노령화되어 금융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진 상황에서 의미 있는 투자수익률을 얻으려면 새롭게 성장하는 기업들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신생기업부터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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